"100억달러 수출 눈앞"…K-바이오, 임상3상·규제혁신 '투트랙'[GBF 2025]
정부·업계 '생존 해법' 찾았다…임상자금·표준화·수출플랜 총동원
벤처는 기획력, CDMO는 속도…현장이 말하는 생존 조건은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타결돼 바이오시밀러 등 핵심 품목 수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내년에는 후기 임상과 완제품 개발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임상 3상 특화 펀드'를 신설하겠다"
바이오 수출 품목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가운데, 정부가 내년 '임상 3상 특화 펀드' 신설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규제·세제 개편에 나선다.
임강섭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 과장은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얼린 글로벌 바이오 포럼 2025(GBF 2025) 중 진행된 'K-바이오, 글로벌 경쟁력 확보방안' 패널토론에서 이같이 밝혔다.
임 과장은 "올해 의약품 수출은 사상 최고치인 100억 달러(약 14조 6790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바이오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자금 조달 구조, 글로벌 진입 규제, 수출 전략까지 전면 개편하겠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내년까지 임상시험계획(IND) 제출 간소화, GMP 인증 비용 절감, 글로벌 클러스터 진출 지원 등 규제 개편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임 과장은 “바이오시밀러 기업의 미국·유럽 시장 진입을 가로막았던 장벽을 낮추고, 후기 임상에서 자금이 끊기지 않도록 투자 기반을 확충하겠다"며 "국민성장펀드 내 바이오 비중을 확대하고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세제지원도 조세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에는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 단장이 좌장으로, 오정원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의약품정책과 과장, 김현욱 현앤파트너스코리아 대표, 윤준수 대웅제약 나보타 사업본부장, 박정태 한국바이오의약품 부회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토론자들은 K-바이오 산업의 생태계를 재정비하려면 정부·기업·투자·규제가 동시에 움직이는 통합 전략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오정원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의약품정책과 과장도 "임상 3상 간소화는 국제적으로도 추진 중인 사안으로, 내년까지 제도 정비를 마쳐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이 보다 신속하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며 "CDMO 기업 지원은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 논의를 거쳐 경쟁력 있는 국내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수주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민 단장은 "트럼프 행정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약가 규제 변화, 미중 기술 경쟁 심화 등 글로벌 환경 변수가 K바이오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정부·기업·투자·규제가 유기적으로 맞물린 '생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박정태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부회장은 오가노이드와 동물대체시험 관련 국제표준 전략을 소개했다. 박 부회장은 "국내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표준을 만들고, OECD 테스트 가이드라인과 ISO 기준으로 등재되도록 정부와 협업 중"이라며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무대에서 ‘표준 제안자’가 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국제 협력 네트워크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욱 현앤파트너스코리아 대표는 바이오 벤처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설립 초기부터 기술 정체성, 조직 구성, 중장기 성장 로드맵을 명확히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아이돌 그룹을 기획하듯 2~3년 단위의 전략·인력 확보 계획을 함께 갖고 움직여야 한다"며 "창업자가 혼자 모든 걸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최고재무책임자(CFO), 전환사채(BD), 연구개발(R&D) 등 핵심 기능을 유연하게 보완할 수 있는 인재·조직 전략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책, 자본시장, 글로벌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경영 능력까지 확보해야 성장 단계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리스크를 넘을 수 있다"며 "유연한 마인드와 지속적인 학습이 바이오 벤처 생존의 핵심"이라고 했다.
윤준수 대웅제약 나보타사업본부장은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두 배 규모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있다"며 "생산능력이 확대되면 매출도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구개발과 해외 사업 확장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이날 포럼 좌장을 맡은 박영민 단장은 "지금이야말로 전방위적 리스크에 대응하는 '신(新) 컨센서스'를 만들어야 할 시기"라며 "규제 혁신과 기업 기획력, 투자 연계 전략이 분절되지 않도록 정책 조율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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