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지원간호사 직무 구조화…서울대병원, 표준 교육모형 제시
현장 요구 반영해 직무 재정의…12개 핵심 EPA 첫 도출
교육요구도·난이도·환자안전 영향도 반영한 '심화 직무' 규명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직무 편차와 역할 모호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상황에서, 서울대병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료지원간호사 교육모형을 체계화해 공개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진료지원업무 역량개발 심포지엄'을 열고 '진료지원간호사 직무·역량 기반 교육과정 개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고 19일 밝혔다.
진료지원간호사는 환자 평가와 기록·처방 지원, 시술·처치 보조, 수술 지원, 체외순환, 교육·상담 등 여러 업무를 맡는 전문 인력이다. 최근 직무 범위가 넓어지고 업무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표준화된 교육체계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연구는 △직무분석 △직무만족 및 역할변화 조사 △직무·역량 기반 교육·수련체계 설계 등 3개 세부과제로 구성됐다. 직무분석에서는 진료지원간호사 150명이 11개 주요 직무의 중요도와 수행 수준을 평가했으며, 교수·간호관리자 14명이 난이도와 환자안전 영향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중증 환자관리, 전문적 간호중재, 교육·상담, 처방·검사관리, 상태 모니터링 등 5개 직무가 공통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여 심화 직무로 나타났다. 이는 현장 인식과 전문가 평가가 정량적으로 일치한 첫 근거다.
직무만족 및 역할변화 조사 연구에서는 설문과 심층면담을 통해 상급실무를 처음 맡는 진료지원간호사들이 역할전환 경험을 분석했다. 이들은 업무량 증가와 역할 모호성으로 초기 혼란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할 적응에는 조직의 지원, 현장의 인정, 직무를 통한 성장경험, 병원 운영 참여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안정적인 역할 정립을 위해 구조화된 교육과 조직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직무·역량 기반 교육·수련체계 설계에서는 핵심 '위임가능전문직무(EPA)' 12개가 도출됐다. EPA는 일정 수준의 감독 아래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실무 단위를 의미하는데, 환자 사정·처방 관리·처치 수행·응급 대응·환자교육·다학제 협업·상태 변화 관찰·전환기 관리·임상정보 관리·질 향상 활동·근거기반 중재·리더십 등 진료지원간호사의 주요 업무가 포함됐다.
연구팀은 도출된 핵심 EPA를 바탕으로 진료지원간호사의 교육 및 수련체계를 단기 교육이 아닌 4단계 성장 모델로 설계했다. 각 단계는 입문기(Phase 1), 초기수행기(Phase 2), 독립수행기(Phase 3), 전문가기(Phase 4)로 구성됐다. 입문기 교육과정에는 공통이론·공통술기·분야별 이론 및 술기·현장실습으로 이루어진 모듈형 교육과정으로 설계됐으며, DOPS, Mini-CEX, OSCE 등 평가도구도 함께 마련해 교육의 기본 구조를 구체화했다.
이후 이어진 토론에는 신연희 분당서울대병원 간호본부장, 김유선 서울대병원 교수, 육미진 진료지원간호사, 유종원 서울대 간호대학 교수 등이 참여해 진료지원간호사의 교육체계 구축과 기관별 역할,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이번 연구는 진료지원간호사의 핵심 직무를 명확히 규정하고 단계별 역량개발 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전문 인력 양성과 환자안전 중심의 진료 수준 향상을 위한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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