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에취!' 환절기 불청객 비염…감기와 어떤 차이?

"감기는 발열, 오한 등 동반하는 전신질환"
방치 시 부비동염·중이염으로 이어져…가족력·병력처치 파악해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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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날씨가 급격히 쌀쌀해지고 건조한 바람이 불어오며 여기저기 재채기 소리가 자주 들려온다. 환절기, 특히 가을을 봄철만큼 비염 환자에게 고통스러운 계절이다.

아침저녁으로 큰 일교차와 건조한 대기, 잡초류 등 꽃가루의 증가는 호흡기 점막을 약하게 만들고, 항원에 쉽게 반응하게 돼 비염 증상이 심화하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흔히 집먼지진드기와 동물의 털과 비듬, 곰팡이, 바퀴벌레, 계절성 잡초류 꽃가루 등 특정 물질(흡입성 알레르겐)이 원인이 돼 염증을 일으키는 만성질환이다.

국내 성인 약 5명 가운데 1명이 평생 한 번은 진단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도시화로 인한 실내 알레르겐 노출, 반려동물 양육 증가, 대기오염, 기후변화로 인한 꽃가루 날림 계절의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알려진다.

주요 증상은 코 가려움,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이며 눈·목·귀 가려움증과 두통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증상은 시간대별로 다르게 나타나는데, 오전에는 재채기와 콧물이 주로 나타나고 오후에 옅어지지만, 코막힘은 오후에도 지속된다.

비염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정승준 일산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감기는 코막힘, 두통뿐 아니라 발열과 오한, 근육통 등 전신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상이 가볍지만 무시해서는 안 된다. 방치할 경우 부비동염, 중이염, 결막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비염 증상이 지속되면 점막이 계속 부어있게 되면서 만성 코막힘이 발생하고 이는 구강호흡으로 이어져 코골이와 수면장애로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증상이 반복되거나 길어지면 반드시 진료받아야 한다.

또한 천식 환자 가운데 70%는 알레르기 비염을 동반하기 때문에 질환을 파악해 병행해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진료 시에는 증상 패턴과 가족력, 생활·직업 환경, 반려동물 노출 등을 파악하고, 비내시경으로 코점막 상태를 확인한다. 이후 혈청 검사, 피부반응 검사 등을 통해 본인이 어떤 항원에 반응하는지 파악한다. 원인 알레르겐을 규명하면 생활환경 관리와 치료 전략을 더욱 체계적으로 세울 수 있다.

정 교수는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가족력과 병력 처치"라며 "비염이 언제, 어떤 물질에 노출될 경우 증상이 생기는지 등을 파악한다"고 했다.

치료는 원인물질을 피하는 회피요법과 약물요법, 면역요법 그리고 수술요법이 있다. 원인물질을 회피해 증상을 관리하는 게 가장 좋지만 원인물질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약물치료가 쓰인다. 약물치료는 비강 내 스테로이드 스프레이와 항히스타민제다 대표적이다. 필요에 따라 류코트리엔 작용을 억제해 증상을 완화하는 류코트리엔 수용제 길항제와 항콜린제 비분무제 등을 함께 쓰기도 한다.

증상이 지속되면 면역요법을 고려해야 한다. 면역요법은 원인 항원을 소량부터 점진적으로 투여해 주사하는 치료법이다. 보통 3~5년가량 주기적으로 주사를 맞아야 한다. 면역계는 이를 통해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는 항원에 관용(무반응)하게 된다. 다른 요법을 모두 시행했지만 효과가 미미할 경우 수술치료를 한다.

서민영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 "가을은 큰 일교차와 건조한 바람, 잡초류 꽃가루가 겹치는 '삼중 자극'의 계절"이라며 "비염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 환자는 증상이 발생하기 전 미리 병원에 방문해 비염 조절을 위한 약물을 처방받아 필요시 단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무엇보다 먼지가 많은 환경은 피하고 실내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대기오염이 심한 날은 외출을 삼가거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도움 된다. 본인의 원인 항원을 파악해 증상을 악화하는 요인을 회피하는 게 좋고, 금연과 간접흡연을 피해야 한다. 차가운 얼음이나 음료수의 경우 증상을 심화할 수 있어 자제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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