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도 '쥐 감염병' 우려…"산책할 때마다 마주쳐요"
인수공통감염병 '신증후군출혈열', '렙토스피라증' 매개
민원은 5년 새 9000여건 지속 증가…환자 발생은 감소세
-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최근 서울시가 쥐 출몰로 골치를 썩이고 있는 가운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쥐를 매개로 하는 감염병 유행에 적극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가을철은 설치류 매개 감염병이 가장 유행하는 시기다.
17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서울시 내 쥐 출몰·목격 민원은 총 9280건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20년 1279건, 2021년 1043건, 2022년 1336건, 2023년 1886건, 지난해 2181건으로 지속해서 증가했다. 올해도 지난 7월까지 1555건이 접수됐다. 자치구별로 강남구, 마포구, 관악구 순으로 민원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폭염과 폭우 같은 이상 기후 및 재개발·공사 등 도시 환경 변화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쥐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쥐 목격담이 속출하고 있다. 한 시민은 "산책하다 보면 쥐 2마리 정도를 거의 매일 본다"며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지난 14일 국정감사에서 질병관리청에 "서울지역에 쥐가 많이 출몰한다는 보도를 보셨느냐"며 "각종 감염병 유행이 걱정된다. (감시·방역 사업에) 미비한 점이 없는지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쥐는 법정 제3급 감염병인 신증후군출혈열과 렙토스피라증(Leptospirosis)을 나른다. 제3급 감염병은 발생을 계속 감시할 필요가 있어 발생하거나 유행할 경우 24시간 이내 신고해야 하는 감염병이다.
두 감염병은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 감염증(인수공통)으로 가을철에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
군인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신증후군출혈열은 한타바이러스(Hantavirus)에 감염된 설치류를 매개로 전파된다. 등줄쥐, 집쥐의 배설물과 타액 등이 건조되면서 호흡기를 통해 흡입하거나 상처와 점막을 통해 감염된다. 국내에서는 10~11월경 늦가을과 5~6월 늦봄에, 젊은 연령층 남자에게서 발병이 빈번하다.
잠복기는 2~3주 정도로, 급성 발열·두통·오한·요통·신부전 등이 주 증상이다. 해열과 함께 혈압이 떨어지면서 섬망이나 혼수 등 쇼크 증상을 보이기도 하며, 신장 기능이 약화해 단백뇨, 빈뇨가 나타난다. 이후 신기능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심한 탈수와 폐합병증이 발생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특별한 치료법은 없고, 쇼크와 신부전에 대한 증상 완화적 치료가 이뤄진다.
렙토스피라증 역시 농축산업, 수의사 등 업무상 야외활동을 주로 하는 이들이나 관련 업종 종사자들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가축이나 쥐 등 야생동물의 소변에 오염된 물이나 흙을 통해 전파되는 세균성 인수공통감염병이다. 7~11월에 주로 발생하며, 추수철인 9~10월에 감염이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잠복기는 7~12일 정도이며 발열·두통·오한·심한 근육통·결막출혈 등이 대표 증상이다. 황달과 간부전·신부전·폐출혈 등도 나타날 수 있다. 사망률은 낮은 편이지만 연령이 높을수록 사망률이 증가한다. 신장 손상이나 황달이 있을 시 치료에 소홀하면 사망률이 20%까지 오른다. 발병 5일 이내에 항생제를 투여하면 발열 기간과 입원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질병청은 진드기·설치류매개감염병의 예방과 관리를 위한 지침서를 지자체에 배포해 감시·관리하고 있다. 감염병감시, 역학조사, 실험실검사 등 전반사항 등을 다룬다. 쥐 방제사업은 지자체에서 실시한다.
질병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신증후군출혈열 환자는 109명으로, 지난해 대비 4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렙토스피라증은 23명으로 지난해 대비 28% 줄었다. 민원 발생이 증가하는 것에 비해 환자는 감소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김종희 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장은 "설치류 발생과 방제 사업의 경우 지자체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환자 발생 피해를 막기 위해 지자체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증후군출혈열과 렙토스피라증을 막기 위해서는 쥐와 직접 접촉을 피하고 쥐의 배설물, 타액 등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 오염된 물에 노출된 피부는 반드시 깨끗이 씻어야 한다. 특히 야외활동이 많은 군인과 농부, 쥐 실험 종사자의 경우 신증후군출혈열 예방접종을 받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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