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도입 덕에 약국에서 구매했어요"…식약처, 필수의약품 안정공급한다
[식약처 사람들] 긴급도입·주문제조로 공적 공급 강화
수입의존도 높은 국가필수의약품 국산화 지원 추진
-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지난 2023년 민간 제약사에서 생산해 온 콜레스티라민수지 의약품이 채산성 악화로 공급 중단됐다. 임신부와 소아가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국내 유일 고지혈증 치료제의 수급이 어려워지며 의료 현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가 지난해 4월 해당 의약품을 필수의약품으로 신규 지정했지만, 생산이 재개되지 않아 환자들은 복잡한 절차를 거쳐 해외에서 개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환자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해외에서 유통 중인 의약품을 긴급도입했고, 이달부터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시장공급이 재개돼 근처 약국에서 조제 받을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필수의약품의 수급 불안 상황이 계속되며 안정적인 공급이 의약품 분야의 핵심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제조역량이 일정 수준 확보됐으나 원료의약품의 해외의존도가 높아 원료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공급 대란 가능성이 늘 존재한다.
최근에도 분만유도 자궁수축 주사제인 옥시토신과, 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 등 주요 의약품의 수급 문제가 지속해서 발생하는 등 보건의료 현장에서는 의약품의 처방·조제와 치료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에 정부는 '국가필수의약품 공급 안정화 및 지원'을 국정과제에 반영하는 등 정부 직접 공급을 확대하고 의약품·치료제 국내 생산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여기에 발맞춰 필수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과 환자 치료권을 보장하기 위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먼저 수급 불안 필수 의약품을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하고 행정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을 도모하고 있다. 연 1~2회 관계기관과 단체의 의견을 바탕으로 지정하며 이달 기준 478개 품목이 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된 상태다.
기존에는 정부부처 공무원들만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 협의회에 참가할 수 있었는데, 현장의 폭넓은 의견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식약처는 약사법 개정을 통해 의료·약업·제약·도매상·환자단체·그 밖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듣는 민관 통합 의약품 수급 거버넌스를 구성할 방침이다. 약사법 개정안은 지난 10일 법사위를 통과해 국회 의결을 앞두고 있다.
무엇보다 식약처는 낮은 수익성 등으로 시장기능을 통해 공급되지 않는 필수의약품의 공적 공급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해외에서 유통되는 의약품을 '긴급도입'을 통해 시장에 직접 공급하는 한편, 이러한 품목 가운데 국내 생산 재개가 필요한 경우에는 민간역량을 활용해 주문생산하고 정부가 전량 구매·공급한다. 긴급도입과 주문생산 역량을 높이기 위해 식약처는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22억 원 증액한 67억 원으로 배정했다.
권혁승 의약품관리지원팀장은 "환자 치료에 어려움이 없도록 긴급도입·주문제조 제도를 통한 공적 공급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환자 수는 적더라도 의약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미래 안정적인 공급 대응을 위해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필수의약품의 국산화를 지원한다. '국가필수의약품 안전공급 관리 연구사업'을 통해 제조·품질관리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최소 10품목 이상을 개발하는 걸 목표로 한다. 현재는 원료의약품 3품목(아미오다론, 케토코나졸, 벤세라지드), 완제의약품 2품목(아미오다론 주사제·정제), 총 5개 품목의 개발을 완료한 상황이다.
식약처는 수급 이슈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의약품의 수급 데이터 분석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부터 공급 중단 보고 시점을 60일 전에서 180일 전으로 앞당겼으며, 공급부족에 대한 보고의무를 신설해 정보 수집범위를 확대하고 보다 원활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내년부터는 데이터에 기반해 의약품 수급 상황을 사전 점검하는 체계를 운영할 예정이다. 권 팀장은 "식약처의 의약품 생산·수급 데이터와 심평원이 수집하는 (의료기관 등) 공급 데이터를 합쳐 사전·예방적 조치가 가능하도록 수급 상황 모니터링 체계를 개편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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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올해 출범 11주년을 맞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민 안심이 기준입니다'라는 슬로건 아래에 국제적 규제 기관으로 발돋움한다는 구상이다. 산업 육성과 국민 안전,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내놓은 약속이 최근 수년 새 수백 건에 달한다. 이들이 내놓는 규제는 두 마리 토끼를 넘어 '최초, 혁신'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국민 질문에 답하고 있는 식약처를 <뉴스1>이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