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뼈 먹은 강아지, 구토 처치 불가…병원 치료 과정 살펴보니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닭 뼈 섭취 치료 사례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반려견이 닭 뼈를 삼켰다면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닭 뼈는 다른 음식물 이물질과 달리 부서진 단면이 날카로워 위장관을 찌를 수 있다. 심하면 구멍(천공)을 내 복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닭 뼈를 먹은 직후라도 일반 이물질처럼 구토 유도 처치를 할 수 없다. 닭 뼈를 먹은 반려견이 동물병원에 가면 어떤 처치가 이뤄질까.
10일 고언진 수원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SKY동물메디컬센터) 내과 원장은 "닭 뼈는 비교적 얇아 시간이 지나면 녹을 수 있지만, 위장관 손상 가능성이 크다"라며 "빨리 내원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닭 뼈 섭취 시 첫 단계는 방사선 촬영이다. 이를 통해 섭취량과 뼈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염증이나 복막염이 의심되는지를 확인한다. 이후 상태가 안정적이라면 위 내에서 뼈가 자연스럽게 녹기를 기다리는 관리가 진행된다.
실제 수원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에서는 닭 뼈를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내원한 두 마리 개(강아지)의 치료를 진행했다. 두 환자 모두 활력 상태가 양호해 수술 없이 방사선 촬영과 입원 관리가 이뤄졌다.
첫 번째 환자는 섭취 12시간 후 촬영에서 위 내 닭 뼈의 절반 이상이 녹았고, 24시간 후에는 모든 뼈가 사라졌다. 두 번째 환자는 녹는 속도가 다소 느려 섭취 48시간 후 대부분 배출됐다. 두 강아지 모두 입원 기간 구토나 복통 증상을 보이지 않아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
닭 뼈는 독성은 없지만 날카로운 단면 때문에 위장관 천공과 복막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초콜릿 등과 달리 구토 유도가 불가능하다. 보호자가 빨리 병원에 데려가는 것이 골든타임을 지키는 핵심이다.
고 원장은 "닭 뼈 외에도 양념이 된 기름진 고기까지 함께 먹었다면 위장관염, 췌장염, 양파·마늘 독성으로 인한 빈혈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며 "경우에 따라 개복수술까지 이어질 수 있어 예방이 최선"이라고 당부했다.
모든 뼈 이물은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닭 뼈는 잘 녹는 특성이 있지만, 찌르는 위험이 상존한다. 보호자는 쓰레기통이나 식탁 주변에 강아지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고 원장은 "이번 사례 중 한 환자는 어릴 때부터 먹어선 안 될 음식을 자주 먹고 내원했던 반려견이었다"며 "이물 섭취는 언제든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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