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크 올까' 잠못이루는 당원병 환자들…지원은 여전히 '깜깜'
잘 알려지지 않은 희귀질환 '당원병'…전국 300여 명
혈당기기 건강보험 적용도 되지 않아…성인 특수식 지원 확대해야
-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 23세 A 씨는 저혈당 쇼크 발생 위험이 큰 당원병 환자다. 혈당이 떨어지면 생명이 위험해지기 때문에 밤사이 혈당 관리를 하기 위해 2~3시간마다 일어나 옥수수 전분으로 된 제품을 섭취하고 있다. 밤새 잠을 설쳐 피로에 시달리는 와중에 정부의 지원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비용 부담도 큰 상황에 놓였다.
병원비를 제외하고도 당원병 환자들이 혈당 관리에 월 100만 원 이상의 비용을 부담하는 상황에서, 혈당기기 건강보험 적용 등 실질적인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당원병은 글리코겐(당원) 합성·분해에 필요한 효소 결핍으로 포도당이 간·근육·신장 등에 축적돼 대사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증상으로는 성장 장애와 작은 키·고젖산혈증·고요산혈증·고지혈증 및 간과 신장의 비대 등이 있다.
전국에 당원병 환자는 300여 명으로 현재 개발된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환자들은 옥수수 전분으로 된 제품을 하루에 4~12회씩 섭취하는 등 식단관리를 통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당원병 환자를 대상으로 특수 옥수수전분을 지원한다. 연간 168만 원 수준이다. 기존 일반 옥수수 전분은 혈당 유지 효과와 지속 시간이 3~4시간 정도에 그쳤으나 특수 옥수수 전분인 글리코사이드를 복용할 경우 7~8시간 효과가 지속된다.
정부의 지원 확대로 소아환자들의 야간 저혈당 걱정이 줄어들었으나, 이러한 지원에서 제외되는 일부 성인 환자들은 여전히 비용 부담 큰 상황이다.
당원병 아형과 환자 상황에 따라 옥수수 전분 섭취량이 다르지만 특수식의 경우 통상 월 기준 70만 원(2팩 분량) 이상의 비용이 든다. 1년 치로 환산하면 800만~1000만 원가량이다. 현재 정부의 지원금으로 충당이 어려운 수준인데, 여기에서 저소득층으로 책정되지 않는 성인은 지원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배준호 한국당원병환우회 대표는 정부의 지원 확대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소아환자는 보호자가 전분 섭취를 도와주지만, 독립한 성인의 경우 새벽에 2~3시간마다 일어나 스스로 전분을 먹는 일이 너무 힘들다"며 "혈당 안정 지속 시간이 긴 특수식은 성인에게도 지원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원병 환자들은 혈당을 측정하기 위해 쓰는 의료기기에도 건강보험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당원병 전문가인 강윤구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당원병 환자는 혈당 측정은 물론 하루에 약 5번씩 케톤 측정을 해야 하고, 아형에 따라 일부는 옥수수 전분 외에도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측정기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희귀 질환인 당원병은 여전히 건강보험에서 제외됐다"고 지적했다.
ur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