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시력 파괴범, 자외선…광각막염은 피할 수 있다
짙은 렌즈만 믿었다간 역효과…UV 차단 여부 확인 필수
자외선 노출 6시간 후 시작…이물감, 눈부심 등 주증상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여름철 강한 자외선은 피부뿐 아니라 눈에도 직접적인 손상을 준다. 자외선이 집중되는 시간대에 무방비로 노출될 경우 '광각막염'(각막 화상)으로 인해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정준규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5일 "여름은 자외선이 강하고 물놀이, 냉방기 사용 등으로 눈이 외부 자극에 쉽게 노출되는 계절"이라며 "강한 자외선은 백내장뿐 아니라 군날개, 광각막염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해변, 캠핑장, 고산지대처럼 반사광이 강한 환경에서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 장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광각막염은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어, 각막 상피세포가 손상되면서 발생한다. 통증, 이물감, 눈부심 등의 증상이 대개 자외선 노출 후 6~12시간이 지나서 나타나며, 굵은 모래가 눈 안에서 구르는 듯한 통증과 함께 눈을 제대로 뜨기 어려울 정도의 불편을 유발한다. 이 때문에 많은 경우 외출 직후에는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고 뒤늦게 증상이 시작된다.
광각막염은 여름철 해변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겨울철 설원이나 용접 작업, 락스 사용 등 일상적인 환경에서도 자외선이나 화학물질에 노출될 경우 발생할 수 있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은 점막 손상 위험이 더 높아 주의가 필요하며, 공사장 등 특수 환경에서는 반드시 보호안경 착용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 노출이 가장 강한 시간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다. 이 시간대에 해변에서는 마른 모래, 바닷물, 물결 표면이 자외선을 강하게 반사해 위험이 더 커진다. 마른 모래는 자외선을 최대 25%, 바닷물은 30%까지 반사하기 때문에 눈은 직사광선뿐 아니라 반사광에 이중으로 노출된다.
선글라스 착용은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기본 수칙이지만, 렌즈 색만 짙고 자외선 차단 기능이 없는 제품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렌즈 색이 짙으면 동공이 확대돼 자외선이 더 많이 유입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렌즈 색상보다는 'UV400' 이상 등급의 자외선 차단 여부, KC 인증 등 안전성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어린이는 광각막염에 더욱 취약한 대상이다. 각막과 수정체가 성인보다 투명해 자외선이 망막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높고, 햇빛을 응시하거나 보호장비 착용을 거부하는 행동도 흔하다. 보호자는 야외활동 시 어린이용 UV 차단 선글라스를 착용하도록 지도하고, 수영장에서는 아동용 고글 착용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광각막염은 대부분 24~72시간 내 자연 회복되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세균 감염이 의심될 경우 항생제 안약이나 진통제 등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자외선 지수가 높은 시간대 외출을 피하고, 반드시 보호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생활 습관이 필요하다.
정준규 교수는 "어린이는 눈 보호 본능이 부족하고, 자외선 투과율이 높아 더 쉽게 손상될 수 있다"며 "눈이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자가 진단하지 말고, 반드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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