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40도 폭염…브라질에선 같은 더위에 '초과사망률' 23%[김규빈의 저널톡]
2023년 폭염 기간 중 1392명 숨져…실내 노동자 초과사망률 66%
연구진 "폭염 자체가 직접 원인…새로운 위험 대응 시급"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연일 40도에 가까운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슷한 기온을 기록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고령층과 여성, 저소득 노동자를 중심으로 초과사망률이 20%를 넘어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주 보건청 산하 전략보건정보센터 연구진은 지난 2023년 11월 8일부터 22일까지 폭염 기간 중 사망률을 2012년부터 2022년까지 같은 시기 평균과 비교해 초과사망률을 산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간 브라질은 일 최고기온이 약 42도, 평균 체감온도는 39.7도에 달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당시 초과사망률은 23.2%(O/E=1.23)였으며, 80세 이상은 22.0%, 60~79세는 13.8%로 나타났다. 초과사망률은 평소보다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사망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재난의 영향을 수치로 평가할 때 활용된다. 해당 기간 발생한 초과 사망자는 총 1392명으로 집계됐다.
연구진은 "분석 기간에 독감이나 코로나19 등 감염병의 유행은 보고되지 않았고, 다른 보건 요인의 증가도 관찰되지 않았다"며 "이번 초과사망은 특정 질환의 확산이 아니라, 폭염 자체가 직접적인 원인이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30.0%, 남성이 10.0%의 초과사망률을 기록했다. 사망 장소별로는 자택 사망률이 64.0%(O/E=1.64)로 병원 19.0%보다 훨씬 높았다.
질병군별로는 원인 불명의 이상 임상소견(109%), 신경계 질환(95.1%), 정신건강 장애(85.0%), 피부 및 피하조직 질환(79.0%), 비뇨생식기 질환(71.0%) 등에서 유의한 초과사망률이 나타났다.
직업군별 분석에서는 실내 노동자 전체 초과사망률은 66%, 실외 노동자는 57%였다. 구체적으로 가사도우미 332.7%, 요양보호사 247.3%, 재봉사 153.6%, 판매직 134.1% 등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자택에서의 사망 증가와 병원 외 사망자 급증은 임상 대응 시스템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열 인식과 응급대응 체계가 준비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며 "의료인과 돌봄 인력이 폭염 위험성을 조기에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후 변화는 우리가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위험을 만들어내고 있다. 도시 계획, 주거 구조, 사회적 돌봄 시스템까지 재설계하지 않으면 유사한 재난은 반복될 것"이라며 "1차 진료 현장에서 고위험군의 열 위험도를 사전에 식별하고, 환기·냉방·휴식 조치를 일상 진료에 통합할 수 있는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포괄적인 폭염 경보 체계 구축 △의료·환경·도시계획을 아우르는 다부처 연계 대응 시스템 △고위험군 대상 공공 교육 강화 △주택 및 도시 환경의 열 적응 전략 수립 등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안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파나메리칸 공중보건 저널'(Pan American Journal of Public Health) 7월 호에 게재됐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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