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쪽방촌 주민건강 지켜온 '요셉의원'…재개발에 이달 진료종료

오는 18일 진료 종료…다음 달 1일 서울역 인근서 다시 운영
"노숙인과 쪽방촌 주민 진료접근성 좋은 곳으로 선정"

고영초 요셉의원 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요셉의원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1997년부터 영등포 지역에서 노숙인과 행려자, 쪽방촌 주민 등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돌보던 요셉의원이 이달 18일 진료를 종료하고, 다음 달부터 서울역 인근에서 운영을 다시 시작한다.

10일 고영초 요셉의원장은 "오는 18일에 진료를 마치고 다음 달 1일 서울역 부근에서 새로 문을 연다"고 밝혔다. 영등포 쪽방촌 재개발 사업 때문이다.

새로 이사하는 곳은 서울역 14번 출구 인근 7층짜리 건물이다. 요셉의원은 이 중 2~5층을 쓴다. 고 원장은 "재개발로 의원을 옮기는 게 예정돼 있었는데 마땅한 장소가 없었다. 층수는 많아졌지만, 공간은 더 좁아졌다"고 전했다.

서울역으로 장소를 정한 이유는 노숙인이 많고, 영등포와 마찬가지로 쪽방촌이 있기 때문이다.

요셉의원은 1987년 선우경식(1945∼2008년) 초대 원장이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설립한 병원으로 이후 1997년 관악구 재개발 사업과 함께 영등포로 한 차례 장소를 옮겼다.

현재 고 원장과 함께하는 130여명의 의료인은 대전, 청주,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올라와 내과와 외과, 신경외과 등 10여 개 진료 과목을 보며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영등포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고 원장은 1985년부터 한림대 강남성심병원을 거쳐, 인제대 서울백병원, 건국대병원에서 신경외과 교수로 재직했다. 2018년 퇴임 후 2023년 4월에 꾸준히 봉사해 오던 요셉의원의 5대 원장이 됐다. 그는 서울대 의대 재학생 시절부터 50여년간 의료봉사를 해왔다.

지난 1월 고 원장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상반기 중에 떠나야 하는 상황이라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새 지역으로 가도 요셉의원의 명성이 이어지길 바라고 쪽방촌 노인과 노숙인들이 잘 찾아왔으면 한다"고 말한 바 있다.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