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가 인정한 'K-건강조사 역량' 전 세계에 알린다

[요즘 질병청 뭐함?] 질병청, WHO'만성질환 조사 협력센터' 지정
올 10월, 서태평양 회원국에 만성질환 조사체계 활용방안 공유

지난해 10월 31일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열린 건강조사 아카데미에서 기자가 국민건강영양조사 이동검진차량에 탑승하고 있다.(질병청 제공) 2024.10.31/뉴스1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우리나라의 보건 건강조사 역량이 세계에서 인정받았다. 바로 지난 4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질병관리청을 WHO의 '만성질환 조사감시 및 빅데이터 활용 협력 센터(WHO Collaborating Center for NCD Surveillance and Bigdata Utilization)'로 지정한 것이다.

'만성질환 조사감시·빅데이터 활용 협력 센터' 지정…'전문성 인정'

WHO는 감염병과 만성질환, 정신건강, 의료기술 등 보건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전 세계 80여개국 이상에 약 800개의 전문 협력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는 26개 협력센터가 있다. WHO 본부와 지역사무소에서 필요에 따라 대상 기관을 평가해 소속기관장 및 정부의 공식 동의 후 지정한다.

이번 만성질환 분야 협력센터 지정에 따라 질병청은 지난 2021년 3월 항생제내성 분야와 지난해 9월 팬데믹 대비·대응 분야에 이어 세 번째 세계보건기구 협력센터를 운영하게 됐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세계적으로 위상을 떨친 감염병 대비·대응 체계뿐 아니라 국내 보건조사 감시 분야에서도 그 전문성을 인정받은 데 의의가 있다.

신해림 질병청 만성질환연구포럼 국제협력분과위원장은 "만성질환은 이제 전 세계 공공보건의 가장 큰 도전 과제 중 하나로, WHO는 국가 간 비교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건강정보 수집과 만성질환 감시조사 체계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WHO의 공식 협력 파트너로서 만성질환 조사감시 분야를 선도하게 된 것은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만성질환 조사체계 및 건강 빅데이터에 대한 분석과 활용이 인정받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 협력센터 지정 기념 현판식에서 산드로 드메이오 (Sandro Demaio) WHO 아시아태평양 환경보건센터장과 지영미 청장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질병청 제공) 2025.6.12/뉴스1
1998년부터 20여년간 축적된 '조사 역량'…건강정책 수립 근거 활용

이번에 협력센터로 지정된 배경에는 질병청이 20여 년간 쌓아온 경험과 역량이 있다. 대표적으로 국민건강영양조사, 지역사회건강조사,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등이다. 질병청은 만성질환의 표준화된 조사감시 체계를 위해 건강조사를 실시하며 과학적 근거 기반의 보건정책을 수립해 왔다.

특히 국민들에게도 친숙한 국민건강영양조사는 1998년부터 실시됐다. 2007년부터는 매년 1세 이상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음주·신체활동·식습관·비만·고혈압·당뇨병 등 주요 만성질환과 위험요인을 표준화된 방식으로 조사한다. 조사 항목만 400개에 달한다. 올해부터는 추적조사를 도입해 만성질환을 더욱 전향적으로 파악해 나갈 예정이다.

지역사회건강조사는 2008년부터, 전국 시·군·구 단위로 실시되고 있으며 지역 맞춤형 보건정책 수립을 위한 필수 통계로 활용되고 있다. 청소년건강행태조사는 2005년 도입돼 매년 약 800개 학교, 6만여 명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흡연·음주·신체활동·영상 등 건강 행태를 파악하고 있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파악된 건강 데이터는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등 우리나라 건강정책 수립과 평가를 위한 근거로 활용된다. 국가 간 비교를 할 때 사용되는 핵심 통계이기도 하다.

올해 10월 첫 번째 협력과제 이행…서태평양 회원국에 만성질환 조사체계 공유

오경원 만성질환관리국 건강영양조사분석과장은 이외에도 "타 기관이 보유한 건강자료와 연계해 건강수준 변화 및 원인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 역량이 앞으로 WHO 서태평양지역 회원국들에 전수된다. 질병청은 협력센터를 통해 WHO 서태평양지역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만성질환 조사감시 체계 구축과 운영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다. 또 건강 빅데이터 분석과 활용을 위한 기술 지원을 하고 공동 연구 및 워크숍, 훈련 등 다양한 활동과 자문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오 과장은 "10월에는 WHO 협력센터의 첫 번째 협력과제로 서태평양지역 사무처(WPRO)와 공동으로 만성질환 조사감시 구축 및 활용 역량 강화 워크숍(Data to Action Workshop)을 개최한다"며 "질병청에서 수행하고 있는 국가 건강조사체계를 소개하고 수집된 건강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만성질환 예방관리정책 활용 강화 방안 등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 협력센터 지정 기념 현판식에서 간부진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종희 만성질환관리국장, 이종구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부원장, 산드로 드메이오(Sandro Demaio) WHO 아시아태평양 환경보건센터장, 지영미 청장, 임숙영 차장, 이상진 기획조정관.(질병청 제공) 2025.6.1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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