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적용만으로 동물 피부 개선"…엑소좀 아이스니들링 증례 주목

제3회 VIP동물의료센터 케이스 콘퍼런스서 발표

제3회 VIP동물의료센터 케이스 콘퍼런스에서 진희정 청담점 과장이 '엑소좀 아이스 니들링을 통한 피부 손상 극복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첨단 바이오 기술이 반려동물 피부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하고 있다. 피부 재생을 유도하는 '엑소좀'과 약물 전달 효과를 극대화한 '아이스 니들링' 기법을 결합한 치료법이 임상에서 실제 효과를 보이며 수의피부과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 청담에서는 '제3회 VIP동물의료센터 케이스 콘퍼런스(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날 진희정 VIP동물의료센터 청담점 과장은 '엑소좀 아이스 니들링을 통한 피부 손상 극복 사례'를 발표했다. 이 발표는 반려동물 의료 분야에서 첨단 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피부 재생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VIP동물의료센터에 따르면, 엑소좀은 유전자 조절, 면역 균형, 세포 재생과 사멸 등 생체 내 다양한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적 운반체다.

최근 인체 의학에서는 엑소좀을 활용한 치료가 면역질환, 감염병, 신경계 질환, 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피부 질환 분야에서도 재생 촉진과 염증 억제 효과로 각광받고 있다.

진 과장은 엑소좀을 피부에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으로 동물용 의료기기 벳이즈(Vetease)에 탑재된 '아이스 니들링' 기술을 소개했다. 아이스 니들링은 냉매를 이용해 만들어진 초미세 동결 입자를 초음속으로 분사함으로써 피부 장벽을 뚫고 약물을 깊은 조직층까지 전달하는 방식이다. 통증 없이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리센스메디컬에서 개발한 벳이즈는 유한양행에서 유통하고 있다.

교통사고로 광범위한 피부 열상과 연부 조직 손상이 발생한 푸들은 벳이즈 의료기기로 엑소좀 냉각 치료를 한 결과 빠르게 상태가 개선됐다(VIP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진 과장은 실제 임상에서 엑소좀 아이스 니들링 단독 적용만으로 피부 손상을 효과적으로 극복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한 사례는 교통사고로 인해 광범위한 피부 열상과 연부 조직 손상이 발생한 7세 푸들 강아지다. 환견은 일반적인 웻드레싱(Wet dressing) 치료만으로는 회복이 지연되고 있었다. 그러나 엑소좀 냉각치료를 적용한 결과 일주일 만에 부종, 열상, 피부 조직 상태가 현저히 개선됐다. 이후 가벼운 드레싱만으로도 창상이 빠르게 회복됐다. 치료 후 한 달이 지나 완전한 상피화가 확인돼 치료를 종료할 수 있었다.

다른 사례로는 수술로 종괴를 제거한 반려견에서 발생한 피부 창상이다. 수술 직후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9일 차부터 상처 부위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13일 차에는 손상이 심화했다. 이때 엑소좀 아이스 니들링을 단독 적용한 결과, 4일 만에 상처 부위의 염증이 감소했다. 일주일 내 육안으로도 명확한 개선이 확인됐다.

동물병원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혈관염에 엑소좀 냉각 치료 시 피부 조직이 빠르게 회복했다(VIP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이외에도 주사액이 혈관 밖으로 유출되면서 발생한 혈관염, 수술 후 발생한 2차 탈모, 알로페시아 등에 적용한 증례를 소개했다.

진 과장은 "소개한 사례 모두 기존 치료 유지나 다른 보조치료 없이 엑소좀 아이스 니들링 단독 적용만으로 증상이 호전된 케이스"라며 "동물병원 내 수술이나 입원 후 피부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기술은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피부의 전층이 완전히 결손된 경우에는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면서 "표재성 손상이나 염증, 창상, 화상 등에는 통증 없이 빠른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엑소좀 아이스 니들링은 향후 면역매개 피부질환,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 저항성 피부 문제 등 다양한 임상 현장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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