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송금 의혹' 이화영, "이재명은 무관, 김성태는 거짓말"

검찰 주장 전면 부인 속 일관성 없는 답변도

[편집자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2018.10.25/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으로 1심 재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경기도지사),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과 관련한 검찰의 주장을 모두 부인했다.

6시간여에 걸쳐 재판이 계속되면서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측 사이에 신경전이 빚어지는가 하면 이 전 부지사는 일관성 없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10시 이 전 부지사의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 58차 공판을 열었다.

이번 공판에서는 이 전 부지사에 대한 검찰의 피고인신문이 이뤄졌다. 검찰은 이 대표 및 김 전 회장과 남북교류협력사업의 '관계성' 등을 추궁했다.



이를 위해 검찰은 우선 2018년 10월 2일 이재명 지사가 트위터에 올린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남북교류협력사업부터 시작하겠습니다'라는 글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이 글을 게시한 걸 보면, 피고인은 북한과 합의를 지시받고 중국으로 출장을 간 것으로 보인다"고 의심했다.

이후 이 전 부지사는 북한 측과 스마트팜(농림복합형시범농장) 지원 사업을 포함한 6개 교류협력사업을 합의한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는 "당시 남북교류협력사업이 하나의 현안이었기 때문에 이 지사가 트위터에 올린 것 같다"며 "저한테 특정하게 지시했던 적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지사가 제게 당부한 말은 '저개발 상태인 북 접경지역에 신경 써 달라'거나 '통일경제특구 지정과 시민사회단체 소통에 힘써 달라'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2024.1.23/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검찰은 '북측의 스마트팜 지원 500만 불 요청을 수락했다가 대북제재로 할 수 없게 돼 이화영이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등 김 전 회장 진술의 사실 여부를 묻기도 했다.

이 전 부지사는 그러나 김 전 회장과 관련된 대다수의 질문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 모두 거짓말"이라며 "김 전 회장의 번호도 모른다"는 취지로 일관했다.

그는 특히 2019년 중국에서 김 전 회장과 이 지사 간 전화를 연결시켜줬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극구 부인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사진과 국정원 문건 등 김 전 회장 진술과 일치하는 증거가 다수 발견됐다"고 했고, 이 전 부지사는 "국정원 문건 하나씩 보자"며 맞섰다.

그러자 검찰은 김 전 회장이 2019년 1월 "제 소원은 통일하면 대통령 만들어야 할 거 아니냐"고 말하는 쌍방울과 북한의 업무협약식 영상 증거도 제시했다.

아울러 이 전 부지사로부터 그가 해당 영상 속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받고는 "김 전 회장이 지칭하는 '대통령'이 이 지사냐"고 물었다.

이 전 부지사는 "당시 이 지사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받고 있어 지사직을 상실할 위험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사진 오른쪽)가 경기도지사 시절인 지난 2018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악수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2018.7.10/뉴스1 © News1

이 전 부지사가 '하하'라고 소리 내 웃는 장면도 연출됐다. 검찰이 "이 지시가 대북사업을 중점 추진하려고 임진각에서 취임식 열려 했던 것 아니냐"고 질문하면서다.

이 전 부지사는 미소를 띠며 "이 지사 도정 철학은 도의 균등 발전이었다. 북한과 뭘 해보려고 임진각에서 한 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후에는 결국 '웃음'을 두고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측 사이에서 언쟁이 오가는 등 신경전마저 벌어졌다.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이 검찰을 향해 "피고인을 비웃는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하자 검찰이 "피고인도 여러 차례 검찰을 비웃었다"고 반박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전 부지사는 검찰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번복하기도 했다.

그는 검찰의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대통령 특별수행단에 관심 가진 적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가 "(관심을) 표명한 건 맞다"고 했다.

이어 검찰이 "방북 특별수행단에 관심을 가진 것이냐"고 재차 묻자 "당연히 관심을 가졌다"며 앞뒤가 다른 답을 내놨다.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이날 피고인신문은 오후 6시까지 점심 및 휴정시간을 제외하고, 약 5시간 30분가량 진행됐으나 완전히 끝내지 못했다.

검찰의 나머지 피고인신문과 변호인 반대신문은 오는 26일 진행될 예정이다. 변론종결은 이르면 오는 29일 이뤄질 전망이다.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공모해 2019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5차례에 걸쳐 800만 달러를 해외로 밀반출하고 북한 측 조선 아태위와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인사에게 전달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구체적인 위반 사항은 △외화 3만 달러를 초과하는 지급수단을 국외로 가져갈 경우 사전 신고하지 않은 점 △금융제재 대상자에게 자금을 지급할 경우 사전 허가 받지 않은 점 등이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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