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기자 "北에서 '4·3은 김일성 지시' 배운 적 없다…주민 대부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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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제주 4·3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 News1 이재명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제주 4·3사건을 유발한 장본인은 김일성이라고 북한에서 배웠다"라는 발언 논란과 관련해 김일성 대학까지 나온 탈북 기자가 "북한에 있을 때 그런 교육을 받은 적 없다"며 태 의원 주장과 다른 말을 했다.

2002년 초 북한을 탈출, 남쪽으로 넘어온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는 16일 YTN라디오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북한에 있을 때 정말 그런 교육을 받았는지"라는 진행자 물음에 "4·3 사건을 정규 교육에서는 가르치거나 그러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 최고라는 김일성 대학 외문학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던 주 기자는 다만 "북한 문학 작품, 영화, 드라마에서 제주도의 항쟁을 제주 인민항쟁이라고 부른다"면서 "제주 인민항쟁이 우리 수령님의 지시에 따라서 이루어진 것, 4·3 사건 주요 지휘관들이 다 김일성에 충성한 것처럼 선전은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학 작품이나 소설, 드라마를 볼 수 있는 계층은 북한에서 많지 않다"며 "왜냐하면 맨날 정전되니까 드라마를 못 보고, 책을 볼 수 있는 사람들도 엘리트 계층에 한정돼 있고 출판 수도 작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지방에 가서 4·3 사건, 제주 사건 물어보면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일 것"이라고 말한 주 기자는 "(북한도) 굳이 그걸 가르치지 않는다. 그 시간에 김일성 우상화를 가르치지 굳이 무슨 항쟁이니, 제주 항쟁이니 이런 거 안 가르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쉬운 건 북한에서 교육한 것 중에 진실이 몇이나 있는가, 북한에서 그렇게 교육했다고 그게 진실은 될 수가 없다. 그렇기에 책임 있는 자리에 있으면 한 번 더 공부하고 얘기를 하는 건 맞다"며 태 의원 발언이 다소 성급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이 "태영호 의원이 4·3희생자와 국민 모두를 모독했다"며 지난 15일 국회 윤리위에 징계안을 제출한 가운데 태 의원은 "제주 4·3사건에 대한 김일성 지시설은 부인하려야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진실"이라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후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16일 "언행을 삼가달라"고 경고하자 태 후보는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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