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베이징올림픽서 종전선언 최종 무산…시진핑과 화상회담도 미정
-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김상훈 기자
정부대표단 대표로 황희 문체부 장관…박병석 의장도 참석
임기 내 종전선언 어려워져…"한중 화상정상회담도 결정된 것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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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4일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부대표단 대표로 참석하기로 확정되면서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남·북·미·중 종전선언'은 최종 무산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항구적 평화체제) 입구는 이번에도 열리지 않았다.
25일 문체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황 장관이 정부대표단 대표로 참석한다고 밝혔다. 황 장관은 2월3일 출국해 4일 열리는 개막식에 참석하는 등 정부대표단 대표로서 일정을 진행한다. 여기에 박병석 국회의장이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과의 회담을 계기로 3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방중하면서 올림픽 개막식과 시 주석이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한다.
이는 미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미·중 파워게임 속 우리측이 양국 관계를 고려한 균형점을 찾아 결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이 직접 걸음하지는 않되, 올림픽 관계부처 수장과 대통령에 이은 국가 의전서열 2위가 함께 방중(訪中)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방중 무산이 매우 아쉽게 됐다. 정부는 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을 언급한 후 문 대통령 임기 내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당사국들과의 접촉면을 늘리며 협의를 이어왔다.
특히 2018 평창 동계올림픽, 2020 도쿄 하계올림픽에서 이어지는 동북아 연속 올림픽인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의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다시 한 번 잇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한미 간 종전선언 문구가 사실상 합의됐다는 소식이 들리는 등 장밋빛 전망도 제기됐으나 결국 올림픽을 찾는 인사가 황 장관과 박 의장으로 확정되면서 올림픽에서의 종전선언은 물론 문 대통령 임기 내 종전선언 또한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5일, 11일, 14일, 17일까지 총 네 차례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고 20일에는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까지 시사하고 나섰다. 미국은 이러한 북한의 도발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차원에서 제재하려 하고 중국과 러시아는 반기를 드는 어지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그럼에도 끝까지 한반도 평화에 대한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집트를 공식 방문 중이던 지난 20일(현지시간)자로 공개된 현지 신문 '알-아흐람'지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현 상황을 보았을 때 평화구축은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앞으로도 평화구축을 위해 진심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저의 대통령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이를 위한 정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로써 문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대면 정상회담은 무산된 가운데 당초 1월 말로 유력 거론됐던 화상 정상회담 또한 어려워진 분위기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12일 '1월 말 한중 화상 정상회담을 개최하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으나 정상 간 교류 중요성을 감안해 양측이 소통 중"이라고 답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까지 이렇다 할 발표가 없는 상황이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은 뉴스1과 통화에서 "대통령의 순방, 설 연휴, 올림픽 개막식을 고려했을 때 1월 넷째주에 화상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게 합리적 추론이었겠지만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여기에 2월15일부터 3월8일까지 20대 대선 선거 운동 기간이고 3월9일이 대선, 대선 후에는 당선인을 중심으로 외교 시간표가 구성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두 정상 간 만남은 2019년 12월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났을 때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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