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40일 쉬고 재가동, 그래도 마음은 가벼울 손흥민의 새출발

유벤투스와의 프리시즌 경기에서 첫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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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트넘 손흥민이 유벤투스와의 프리시즌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 AFP=뉴스1

얼마나 쉬었을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 소속으로 뛴 가장 최근의 A매치는 지난 6월11일 이란과의 평가전이었다. 토트넘 동료들과의 마지막 공식전은 6월2일(이하 한국시간) 새벽에 펼쳐진 리버풀과의 2018-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었다.

A매치를 기준 삼으면 약 40일, 챔스 결승전을 따졌을 때도 불과 50일 정도의 짧은 휴식기를 끝내고 손흥민이 다시 실전에 임했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펼쳐지는 프리시즌 경기라 큰 비중은 아니나 그래도 첫 단추라는 의미가 있는 무대를 디디며 손흥민이 2019-20시즌을 출발했다.

토트넘은 지난 21일 오후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9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에서 이탈리아의 강호 유벤투스를 3-2로 이겼다. 이날 손흥민은 선발로 출전, 자신의 우상과 다름없는 상대 호날두와 맞대결을 펼치면서 2019-20시즌을 시작했다.

나쁘지 않은 인상을 남겼다. 전반 델레 알리와 함께 공격을 이끈 손흥민은 전반 4분 골대를 때리는 슈팅을 시도하는 등 어린 선수들을 리드하면서 에이스 노릇을 했다. 전반 30분 터진 토트넘의 첫 골도 손흥민 발끝에서 시작됐다. 손흥민이 드리블로 유벤투스 페널티박스까지 접근하며 찬스를 만든 뒤 패롯에게 내준 것이 단초였다. 패롯의 슈팅은 부폰의 선방에 막혔으나 이를 라멜라가 재차 슈팅, 선제골을 기록했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토트넘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선수들을 대거 교체해 실험에 시간을 할애했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 역시 필드 밖으로 빠져나갔다. 손흥민은 전반 종료 후 라커룸으로 향하면서 호날두와 유니폼을 교환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물론, 유니폼 교환보다는 새 시즌의 막을 올렸다는 게 더 상징적인 경기였다.

손흥민에게 2018-19시즌은 정신없이 분주했던 시즌으로 기억에 남는다. 일단 앞선 2017-18시즌 종료 후 휴식 없이 여름을 관통했다.

러시아 월드컵이 열리는 해(2018)였기에 손흥민은 시즌이 끝나자마자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에 합류해 한 달여 동안 에너지를 짜냈다. 독일과의 최종전에서 기적처럼 2-0으로 승리, 분위기가 올라온 상태에서 마무리되기는 했으나 전체적으로 심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고된 일정이었다.
손흥민의 2019-20시즌의 막이 올랐다. © AFP=뉴스1

한국 축구의 에이스로서 심리적인 압박감이 컸을 일정을 마친 손흥민 앞에는 또 다른 괴로운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던 손흥민은, 어느 정도 템포를 쫓아갈 무렵 다시 팀을 이탈해야했다. 이번에는 김학범호로 배를 갈아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월드컵에서의 실패와는 달리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달성했기에 정신적으로는 힘든 줄 몰랐다. 그러나 대회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강행군 속에서 체력은 많이 소진됐고 토트넘 복귀 후 찬바람이 불 때까지는 꽤 심한 슬럼프에 빠져야했다.

그러나 12월부터 몰라보게 달라진 페이스를 선보였고, 올해 1월 AFC 아시안컵이라는 또 하나의 토너먼트 대회에 다녀오는 와중에도 지칠 줄 모르던 체력과 집중력으로 케인이 부상으로 빠진 토트넘의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덕분에 토트넘은 클럽 사상 첫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비록 우승이라는 마침표를 찍진 못했으나, 돌이켜보건대 손흥민은 또 한 번 진일보한 시즌을 보냈다. 2018-19시즌 활약상을 지켜본 것이 불과 엊그제 기억인데 어느덧 그의 앞에 2019-20시즌이라는 새로운 페이지가 펼쳐지고 있다.

충분히 충전이 됐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앞선 시즌보다는 심적으로 홀가분할 시즌이다. 무엇보다 대표팀 일정이 확 줄어든다는 게 반갑다. A매치는 계획대로 치러지겠으나 큰 이슈는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 정도라 부담이 덜하다.

시즌을 앞둔 준비도 오롯이 토트넘 동료들과 함께 하고 있다. 토트넘에서의 5번째 시즌은 새 전환점이 될 수 있는 타이밍이기도 하다. 어느덧 EPL 톱클래스로 자리매김한 손흥민이 리그를 집어삼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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