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전두환 물러가라" 외친 초등생 학교에 사과 요구
- (광주=뉴스1) 황희규 기자
광주시민들 "뭐하는 짓이냐" 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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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명예훼손 혐의 광주 재판에 출석한 전두환씨(88)를 향해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이 "물러가라"고 외친 것과 관련해 보수단체가 학교측에 항의했다. 광주시민들은 "뭐하는 짓이냐"며 호통쳤다.
자유연대와 자유대한호국단 등 보수단체 회원 10여명은 15일 광주 동구 동산초등학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에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전두환씨가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초등생들이 '전두환은 물러가라', '전두환을 구속하라'는 정치구호를 외쳤다"며 "그 모습에 많은 국민은 '대학도 아닌 초등학교 교육현장에 정치교육이 이렇게 심각한가' 하는 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반도에서 어린 학생들이 외치는 정치구호는 북한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이라며 "해당 초등학교 교장과 교감, 교사들은 초등생들의 정치구호 제창에 대해 구렁이 담 넘듯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학교 관계자들이 이번 일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하지 않을 시 고발할 것"이라며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사과문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몇명의 회원들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기자회견 모습을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중계했다. 경찰은 경비 병력 10여명을 회견장에 배치해 우발상황을 대비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를 본 광주 시민들은 보수단체 원들을 향해 "초등학교 앞에서 뭐하는 짓이냐"며 호통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1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재판 참석을 위해 전씨가 법원에 도착하자 인근 동산초 학생들이 "전두환은 물러가라"는 훌라송을 부르며 목소리를 높여 화제가 됐다.
시민들은 "아유 예쁘다" "역사의 힘이다" "어른들이 안하니 애들이 한다"며 박수를 치고 학생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줬다.
시민 이승록씨(59)는 "5·18을 실제 겪었던 세대로서 학생들을 보니 이 나라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해 너무나 감사하다"며 "사죄할지 모르는 전씨가 야속하다"고 비판했다.
h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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