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긴급회견·靑청원 하루만에 극단선택 시도…이유는?

회견 당일 청원까지 올리며 폭로하다 돌연 극단선택
고파스 유서글에 "죽음으로라도 진심 인정받기를"

[편집자주]

정부가 적자 국채를 발행하라고 압력을 행사했다고 폭로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3일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를 남기고 잠적했다. 경찰은 현재 신 전 사무관의 행적을 추적 중이다. 사진은 이날 신 전 사무관이 거주했던 고시원으로 경찰 과학수사대가 들어가고 있다. 2019.1.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정부의 KT&G 사장교체 시도와 적자국채 발행 압력이 있었다고 폭로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3일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고 잠적했다가 반나절 만에 발견됐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차영환 국무조정실 2차장(당시 경제정책비서관)을 거론하며 추가 폭로한 긴급 기자회견 하루 만에 자살을 시도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신 전 사무관의 전날 기자회견 이후 행적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도 "어젯밤(2일) 10시30분쯤 (거주하고 있던) 고시원에 들어간 게 마지막 행적이고, 몇시에 나왔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폭로회견 당일 靑국민청원에 A4 27쪽 분량 글 올려

하루 전인 2일만 해도 신 전 사무관은 자청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하면서 전방위적인 폭로를 이어갔다.



이날 기자회견 뒤에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청원의 제목은 '나는 왜 기획재정부를 그만두었는가-신재민'이다. 청원은 A4 용지 27쪽 분량에 달한다. 청원자는 마지막에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라며 자신의 신원도 과감히 드러냈다.

청원 내용은 크게 4편으로 나뉘어 있다. 각 편의 제목은 '서문 : 글쓰기에 앞서' '공무원의 역할' '내가 기획재정부를 그만둔 두 번째 이유' '보고'이다. 1편 마지막 부분에는 '2018.10.31. 신림동에서'라고 적혀 있다. 약 석 달 전부터 준비해온 글을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것으로 보인다.

2일 오후 3시쯤 신 전 사무관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인터뷰 요청이 쇄도해 급히 기자회견을 진행하게 됐다"며 "공익신고에 대한 법적 보호를 받고 싶다"고 호소했다. 또 "어떤 정치집단과도 연관 없는 순수한 공익제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 전 사무관은 긴급 회견에 앞서 2일 새벽 1시쯤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하며 폭로 이후 심적 고통을 밝혔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신 전 사무관은 자살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고 한다. 그는 "우울증이 있어서 약을 받았고, 자살 생각은 없다"고 했다.

◇3일 오전 7시 극단선택 암시…11시 직접 고파스 유서글

하지만 다음날인 3일 오전 8시20분쯤 신 전 사무관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신 전 사무관의 대학 친구로부터 신고가 접수돼 경찰은 긴급히 전단팀을 꾸려 소재 파악에 나선 계기다. 

신 전 사무관은 이날 오전 7시 대학 친구에게 "요즘 일로 힘들다. 행복해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뒤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자는 예약전송 형식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우선 신 전 사무관의 주거지를 수색해 휴대전화와 A4 2장 분량의 유서 형식 글을 확인했다.

경찰의 수색이 이뤄지는 가운데 오전 11시19분 신 전 사무관의 모교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그가 쓴 유서로 추정되는 글이 올라왔다.

'마지막 글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의 작성자는 '신재민2'로, 그는 모텔에서 해당 글을 썼다고 밝혔다. 게시글은 "아버지 어머니 정말 사랑하고 죄송하다. 그래도 전 잘한 것 같다"며 "내부 고발을 인정해주고 당연시하는 문화, 비상식적인 정책결정을 하지 않고 정책결정과정을 국민들에게 최대한 공개하는 문화"라고 적혀 있다.

또 "그냥 나라가 좀 더 좋아지길 바랐을 뿐"이었다며 자신이 현재 계속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위기도 드러냈다.

경찰은 이 게시물의 IP를 추적해 신 전 사무관의 소재를 수색했다. 서울 봉천동 소재 한 모텔이라고 파악한 경찰은 모텔 마스터키로 방문을 강제로 열어 신 전 사무관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생명에 지장은 없었던 것으로 경찰은 확인했지만 고파스에 올린 유서글로 추정하면 경찰 발견에 앞서 신 전 비서관은 몇 차례에 걸쳐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 전 사무관의 안정을 위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

신 전 사무관이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한 지 하루 만에 극단적인 시도를 한 이유에 대해선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그는 고파스에 올린 유서 취지 글에서 "죽음으로라도 제 진심을 인정해 주셨으면 좋겠다. 제가 폭로한 것은 일을 하면서 느꼈던 부채의식 때문이었다"고 했다.

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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