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에 '휘청' 제주판 차이나타운 바오젠거리 6년만에 개명
-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누에고치가 꿈틀대는 형상 '누웨마루'로
[편집자주]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아 '제주판 차이나타운'으로 불리는 제주시 바오젠 거리의 이름이 6년만에 바뀌었다.
제주시는 10월1~31일 한달간 연동 바오젠거리 명칭 공모심사결과 최우수작에 '누웨모루'가 선정됐다고 28일 밝혔다.
'누웨'는 누에, '모루'는 '등성이를 이루는 지붕이나 산 따위의 꼭대기'를 뜻하는 마루의 옛말이다.
최우수 수상자 김지연씨는 연동이 있는 신제주가 누에고치가 꿈틀대는 형상이라는 점에서 착안해 인재를 배출하고 부자가 난다는 명당자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우수작에는 연동 삼무공원의 옛 이름이자 '별무리'를 의미하는 '베두리', 거리가 지역의 중심을 누리다의 뜻의 '가온누리길'이 각각 선정됐다. 장려에는 '모다정거리·탐라愛거리, 연리지 거리'가 선정됐다.
최우수작에는 100만원, 우수상은 50만원, 장려는 3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누웨모루'는 지난 27일 열린 제주도로명주소위원회에서 명예도로명으로 의결, 내년부터 쓰이게 된다.
바오젠거리는 2011년 중국의 보건제품 판매 기업인 바오젠그룹이 1만1000여명에 달하는 우수직원들에게 제주로 포상휴가를 보낸 것을 기념해 제주도가 신제주 번화가인 연동 272-21~273-22번지 약 440m거리에 붙인 이름이다.
이후 바오젠거리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았다.
거리 곳곳에 중국어 간판이 하나, 둘 등장했고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가게와 식당도 점점 늘더니 밤에는 한국인보다 중국인이 더 많다는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중국인으로 붐볐다.
그러나 올해 제주를 찾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수가 급격히 줄면서 사드 보복의 피해를 상징하는 거리로 시선이 뒤바뀌었다.
이에 주민과 상인들은 바오젠거리라는 이름과 이미지가 오히려 꾸준히 증가하는 내국인 관광객과 다른 외국 관광객들의 방문을 꺼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개명을 요구, 이번에 새로운 거리명을 공모하게 됐다.
연동주민센터 김이택 동장은 "누웨모루 거리에 다양한 유형의 관광객과 도민들이 찾도록 스토리가 있는 거리로 조성해 주민과 상인들이 상생하는 제주관광 1번지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kdm@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