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항소심서 '포스코 비리' 이상득에 징역 7년 구형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에게는 징역 2년 구형 
李 "평범한 일상이 간절한 늙은이일뿐" 선처 부탁

[편집자주]

 이상득 전 의원 © News1 신웅수 기자

검찰이 이른바 '포스코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82)에 대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김인겸) 심리로 13일 열린 이 전 의원 등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 전 의원에게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검찰 측은 "이 전 의원은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과의 부정한 청탁을 통해 그 대가로 자신의 측근이 포스코에서 매년 1억3000여만원을 지급받게 했다"며 "국회의원의 직무를 돈으로 바꾼 뇌물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는 직무와 청탁의 내용 등이 사회 일반으로부터 공정하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판단 기준"이라며 "포스코가 이 전 의원의 측근에게 외주업체의 지분까지 이전해주면서 준 이익이 의원의 직무와 무관한지 판단해달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헌법에는 국회의원의 지위를 남용해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알선할 수 없다고 돼 있다"며 "그럼에도 이 전 의원은 포스코의 어려운 처지를 이용해 측근에게 사익을 취득하게 했기에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이 전 의원은 포스코 신제강공장의 고도제한 문제에 대해 듣고 '법적인 사안이기에 내가 도울 일이 없다'고 했다"며 "이후 포항시에선 그가 '지역 현안에 아무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비난 여론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전 의원이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한 건 비난받아야 하겠지만, 이 건으로 어떤 이득을 취한 적이 없다"며 "모든 사회활동에서 물러난 늙고 병든 노인임을 고려해 온정을 남겨달라"고 밝혔다.

이 전 의원도 최후 진술에서 자신의 건강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고 강조하며 선처를 요청했다. 그는 "구속 중 왼쪽 눈을 실명했고 한 쪽 눈은 사람이 1~2미터 앞에 있어야 겨우 알아보는 정도"라며 "최근에는 자리에 앉아있다가 혼절하는 일이 있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전 평범한 일상이 너무나 간절한 늙은이일 뿐"이라며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남은 생이나마 건강을 추스르며 조용히 기도하며 보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길 소망한다"고 선처를 부탁했다.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 News1 신웅수 기자

검찰은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69)에 대해선 1심과 같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에 조력한 혐의가 있는 조봉래 전 포스코캠텍 사장에겐 벌금 2000만원을 구형했다.

정 전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검찰은 제가 총력을 기울여 위법한 방법을 써서라도 신제강공장 고도제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고 보지만, 그게 아니라 회사 내 부서들이 힘을 합쳐 일을 해결하자는 뜻이었다"며 "청탁을 하려 했다면 이 전 의원에게 부하 직원을 보내는 게 아니라 제가 직접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포스코 측으로부터 군사상 고도제한으로 인해 중단된 포항제철소 증축공사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자신의 측근들에게 포스코의 외주 용역을 줄 것을 요구하는 등 금전적 이득을 취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2015년 10월 불구속 기소됐다.

이 전 의원은 2008년 당시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을 만나 정준양 전 회장이 회장에 오르도록 포스코 회장 인선을 논의했다는 의혹도 있다.

정 전 회장은 이 전 의원에게 포스코 신제강공장 고도제한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청탁하고 이 전 의원의 측근이 운영하는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11억8000여만원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1월 1심은 이 전 의원에게 징역 1년3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고령이고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을 하진 않았다. 정 전 회장과 조 전 사장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오는 11월15일 오후 2시10분에 이 전 의원 등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 예정이다.

themoon@news1.kr

많이 본 뉴스

  1. [단독]장성규, 청담 매일 빌딩 30억원 올라…100억 건물주로
  2. "비계 빼고 주면 우리 손해"…제주서 '소고기 등심'도 논란
  3. 구혜선, 학교 주차장에서 노숙…"특별한 주거지 없다"
  4. 이순재 "평생 했는데 빌딩 하나 없어…20년만 늦게 했어도"
  5. "야한 생각으로 공황 극복"…김호중, 두 달 전 발언 '소환'
  6. 단란주점 벽 속 '시신' 넣고 방수공사…두달간 감쪽같이 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