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삼성, 승마지원 관련 '핫라인' 차명폰 있었다"
-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최은지 기자
삼성 측 "崔가 연락 안 되면 화내서 따로 만든 것"
崔 미얀마 출국 후 朴과 7차례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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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최순실씨(61)가 승마지원과 관련해 황성수 대외협력담당 전무(54·대한승마협회 부회장) 등 삼성그룹 관계자와만 연락하는 '핫라인' 차명 휴대전화를 만들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26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 등 삼성 임원 5명에 대한 재판에서 특검은 최씨가 삼성 측과 연락한 차명 휴대전화 내역을 공개했다.
특검에 따르면 최씨는 2015년 12월 김성현 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44) 명의로 휴대전화를 하나 개통했다. 이 시기는 정유라씨(21)의 승마훈련을 담당하던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가 귀국하고 최씨가 직접 정씨의 승마훈련을 맡던 시기다.
특검은 "최씨가 해당 휴대전화를 해지할 때까지 통화한 횟수는 210회인데, 당시 통화한 상대는 황 전무와 삼성전자 명의로 휴대폰 등 두 사람뿐이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삼성전자 법인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는 회사에서 필요할 때마다 빌려주는 전화라고 하는데 실제 사용자가 누군지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최씨가 황 전무 외에 다른 삼성전자 관계자와 연락하고 있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삼성전자 명의 법인 휴대전화도 황 전무가 이용했다"면서 "전화를 놓치면 최씨가 화를 내 최씨의 전화를 잘 받기 위해 휴대전화를 따로 하나 마련했다"고 반박했다. 승마지원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한 황 전무가 최씨와 연락하는게 이상한 일은 아니라고도 했다.
이같은 주장에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법인 명의 휴대폰에 대해) 질문했을 때 황 전무는 '모른다'고 답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황 전무가 (법인 명의 휴대폰을) 사용했다면 황 전무와 삼성전자 법인 명의 휴대전화 간에 통화내역이 없어야하는데 통화한 내역이 있다"면서 "이를 볼때 최씨가 (삼성 측) 윗선과 통화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검은 최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51),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51),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 등 청와대 관계자들과 사용한 6대의 차명 휴대전화 내역도 공개했다.
특검이 6대의 차명 휴대전화의 사용 내역을 확인한 결과, 최씨가 박 전 대통령과 통화한 횟수는 약 6개월간 573회였다. 특히 최씨가 독일에 머문 지난해 9월 이후부터 10월26일까지 47일 동안 두 사람의 통화 횟수는 127회에 달했다.
특검은 미얀마 K타운 사업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증거로써 최씨가 지난해 8월 3일부터 6일까지 미얀마에서 체류하는 동안 박 전 대통령과 7차례 통화한 내역을 공개했다.
특검은 "최씨가 묵비권을 행사해 이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 없었지만 미얀마에 있던 최씨가 박 전 대통령과 수차례 통화하는 것은 단순하게 안부를 묻기 위해서라기 보다 미얀마 K타운 사업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씨가 독일에 출국하고 태블릿PC 보도가 나간 직후인 10월24일 오후 8시쯤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이 다음날 오전 1시까지 통화를 했다"면서 "최씨는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과 오전 3시에 통화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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