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 文·安·李, 90분이 부족한 '난타 혈전'…쟁점마다 충돌
-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서미선 기자, 박승주 기자
말바꾸기 논란까지…선명성 위해 '곳곳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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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희정·이재명·최성 등 더불어민주당 경선 주자들은 19일 열린 대선후보 경선 5차 합동토론회에서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기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모두 발언과 마무리 발언으로 자신이 적합한 후보임을 내세웠고, 본격적인 토론에 들어가서는 일자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인사 문제 등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대연정 격돌…文·李·崔 "기득권 연정" vs 安 "구태정치"
민주당 경선 토론회는 총 10회로 예정된 가운데 이날 네 후보는 5번째 토론회를 소화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앞선 네번의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역시 안 후보의 '대연정'이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문 후보와 이 후보, 최 후보는 '대연정'을 '기득권·적폐세력 연정'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고, 안 후보는 '통합 리더십'을 언급하며 응수했다.
문 후보는 "(지금은) 적폐세력인 정당과 연정할테니 밀어달라는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며 "정강정책과 정치철학이 다른 세력과 연정하는 것이 아닌 국민의 마음을 한데 모으는 것이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대연정으로는 청산도 개혁도 변화도 불가능하다"고, 최 후보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같은 사람들과 연립정부를 하자는 것은 기득권 논리"라고 각각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한국당과 연정한다고 자꾸 저를 몰아붙이는 것은 매우 정치적인 공세이자 구태정치"라며 "대화와 타협을 해야만 통합 리더십으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맞받았다.
또 문 후보를 겨냥해 "적폐청산을 외치면서 실제로 적폐청산 (대상을) 캠프에 죄다 받아들였다.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말바꾸기·인사문제·사드 배치도 도마 위에
대연정 외에도 문 후보와 이 후보는 '일자리'와 '말 바꾸기' 문제로, 안 후보와 이 후보는 '인사' 문제로 각각 격론을 벌였다.
먼저 문 후보의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이 후보는 "뻥튀기 공약이 아니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고, 문 후보는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의 목표는 일자리와 노동문제 해결에 있다면서 자신의 의지를 강조했다.
또 이 후보는 문 후보가 4·13총선을 앞두고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대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힌 것을 언급하며 "지도자 안정성은 뚜렷한 자기 신념(에서 나온다)"며 "저 사람 저리 가겠다고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른바 '말바꾸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문 후보는 사회자에게 발언권을 요청하며 "말 바꿨냐 아니냐는 국민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면서 "말꼬리를 잡자면 이 후보는 재벌 해체를 강력히 말하다 재벌 해체는 없다고 하기도 했다. 말을 누가 바꿨냐는 국민이 평가한다"고 맞받았다.
문 후보와 안 후보 사이에서는 인사문제와 관련해 19대 대통령이 됐을 때 '낙하산' 없는 인사가 가능할지를 두고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울러 다른 현안과 관련해서도 문 후보와 안 후보, 이 후보 등 '민주 빅3'는 입장차를 드러냈다.
사드 배치에 대해 문 후보는 차기정부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고 안 후보는 국민단결을 통한 실사구시 외교를, 이 후보는 원천 철회를 강조했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에서도 문 후보는 책임총리제와 삼권분립 강화를 강조한 반면 안 후보는 정당정치를 힘주어 말했다. 이 후보는 시스템이 아닌 사람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물고 물리는 설전 속 '화기애애' 분위기도 연출
특히 이날에는 후보들간의 공방이 더욱 불꽃튀는 모습이었다.
이전 토론회에서는 다른 후보가 날선 질문을 퍼부어도 자신의 발언 차례를 기다렸다가 응수했다면, 이번 토론회에서는 즉각적으로 맞받는 등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나름 자유로운 발제와 의견 피력이 가능해 조금 여유가 있었던 것 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뜨거운 격론 속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다소 연출돼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후보들의 인생 철학 사진'을 설명하는 코너에서 이 후보는 대학교복을 입고 어머니와 찍은 사진을 소개했다. 이에 안 후보는 웃으며 "언제 입학했냐"고 물었고, 이 후보는 "82학번"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사진 소개와 함께 어머니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고, 이에 문 후보는 특전사 공수부대 시절의 사진을 소개하기에 앞서 "저도 어머니 기도발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며 이 시장의 말을 이어받았다.
끝으로 문 후보는 '검증이 끝난 후보', 안 후보는 '안보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후보', 이 후보는 '공정한 나라를 만들 후보'라는 점을 각각 내세우며 유권자들의 경선 참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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