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인용] 37년전 5·18 현장, 朴 파면 환호로 가득
- (광주=뉴스1) 최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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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만세! 새로운 대한민국 만세".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10일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이 시민들 환호로 가득찼다.
이날 오전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만장일치로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선고하자 광장에서 전광판 생중계로 이를 지켜보고 있던 300여명의 광주시민들은 일제히 만세를 외쳤다.
37년 전 민주화를 위해 싸우다 숨진 5월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듯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한목소리로 제창했다.
이날 박 대통령 탄핵을 자축하기 위해 시민들이 모인 5·18민주광장은 옛 전남도청과 함께 민주화의 상징으로 불리는 역사적 공간이다. 1980년 5월 옛 도청에서는 시민군들이 계엄군에 맞서 싸웠다.
80년 당시 도청에서 총을 맞고 숨진 아들을 하늘로 떠나보낸 5·18 유족 박씨(여·75)는 "대통령 탄핵이 될 거라 생각했다. 하늘이 국민들 기도를 들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광장 한쪽에서 눈물을 훔치던 이씨(여·70)도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나는 것"이라며 다른 시민들과 서로를 얼싸안고 자축했다.
시민들은 광장에 준비된 막걸리와 홍어, 떡 등 먹을거리를 나누며 "민주주의 만세"를 연신 외쳤다. 축배의 잔을 들며 "드디어 봄이 왔다"고 외치는 환호성이 광장에 울려퍼졌다.
한편 이날 광장에서 생중계 행사를 주최한 박근혜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 측은 박 대통령 탄핵 직후 "국민의 촛불이 승리했다"며 헌재의 탄핵인용을 환영했다.
그러면서도 "국민들은 탄핵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제 반민주, 반민족, 반통일 적폐청산을 요구하고 있다"며 "99%의 민중이 주인이 되는 완전한 민주주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장에 나선 시민들도 "정의로운 대한민국은 이제 시작"이라며 "박근혜와 우병우를 즉각 구속하고 재벌해체, 세월호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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