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인용]촛불 '환호' vs 태극기 '절규'…헌재 앞 유혈낭자
-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권혜정 기자, 정재민 기자
탄기국, 경찰차 부수고 몸싸움…사망자 주장도
퇴진행동 "촛불의 승리"…11일 20차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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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인용 결정으로 '촛불 시민'들은 환호했지만,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거세게 반발하며 유혈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21분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박 대통령에 대한 전원일치 파면 결정이 담긴 주문을 낭독한 이후 헌재 앞에선 태극기를 든 이들의 절규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헌재의 대통령 탄핵 인용에 불복한 참가자들이 헌재 진입을 시도하면서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집회장소인 수운회관과 안국역 인근에선 몸싸움이 격화하고 있다.
경찰차를 부수고 차벽을 오르는 등 폭력 시위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고, 경찰 버스 최소 3대의 창문이 부서졌다.
상당수 집회 참가자들은 지금까지도 헌재 방향에 설치된 폴리스라인에 밧줄을 걸고 차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차벽에 계란을 던지고, 발로 폴리스라인을 강하게 차는가 하면, 대형 태극기 봉을 빼 던지는 등 폭력 행동을 보이고 있다.
경찰은 이에 경고방송을 하고 대응 중이지만 좀처럼 흥분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사모 등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쓰러져 피를 흘리는 사진과 동영상, 길바닥이 피범벅 된 사진 등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다.
박사모 공식 커뮤니티엔 "X명 자살" "XX경찰이 사람을 때려죽였다" 등 확인되지 않은 글이 계속 올라오면서 집회 참가자들을 더 자극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탄기국은 이날 낮 12시20분쯤 '압사 1명, 의식불명 3명, 뇌사 4명'이라고 기자들에게 발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경찰 버스에서 남성 한명이 떨어져 심폐소생술을 받다가 인근 종합병원으로 후송됐다. 어지럼증,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는 이들이 속출해 꾸준히 이송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사망자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반면 탄핵을 요구했던 세력은 헌재의 결정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차분하게 승리를 자축했다.
그간 촛불집회를 주관해 온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탄핵인용 직후 안국역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탄핵, 촛불이 승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이미 박근혜가 대통령이 아님을 선언했고 불의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추운 겨울 촛불을 켜고 광장을 지켰다"며 "우리는 힘 있고 아름다웠다"고 자평했다.
이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박근혜를 탄핵시킨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며 "촛불의 명령은 적폐청산과 헬 조선을 끝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것이다. 우리는 박근혜 탄핵을 시작으로 촛불과 함께 언제든 광장과 거리로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퇴진행동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참가자 5000여명과 한시간가량 청와대로 행진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차 광화문 긴급행동과 행진을 실시하고, 11일 오후 4시부터 "촛불과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라는 제목으로 '20차 촛불집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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