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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미국이 중국을 혼내줘서 고소하다고?

미국의 대중 무역보복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나라는 한국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8-03-25 10:36 송고 | 2018-03-25 20:42 최종수정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24일 ‘미국이 중국에 무역 보복하는 진짜 이유는?’이라는 제목의 <시나쿨파>에 감사하게도 많은 반응이 있었다.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댓글의 요지는 ‘미국이 한국을 대신해 중국을 혼내주어서 고소하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한국의 반중감정은 심각하다. 반중이 아니라 ‘혐중’이라고 해야 할 판이다.

실제 중국의 사드 보복은 치졸하기 그지없었다. 더욱 가증스러운 것은 중국은 그러고도 세계 자유무역의 챔피언을 자처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국민들이 혐중감정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와중에 미국이 중국을 혼내주고 있다. 한국인 입장에서 대리만족을 느낄 만도 하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의 대중 무역보복의 불똥이 한국에 가장 많이 튄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관세를 부과할 때 주요 표적은 중국이었다. 한국은 결과적으로 철강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됐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실제 이번 철강 관세 부과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가 한국이었다는 후문이다. 

미국의 안보라인은 북핵문제가 최대현안인 시점에서 미국과 한국은 물샐틈없는 공조를 해야 한다며 관세 면제를 주장했으나 경제라인은 한국은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경제라인은 한국은 중국산 저가 철강을 대거 수입해 이를 재가공해 미국으로 수출, 미국에 저가 철강이 범람하게 하는 주범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을 중국 철강의 우회수출 기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한국산 철강은 관세부과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한국경제가 중국과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지를 보여주는 삽화다. 

이처럼 경제적으로 한국은 미국보다 중국과 더욱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한국은 수출로 먹고 산다. 한국 전체 수출 중 대중 수출은 26%로 압도적 1위다. 그 뒤를 미국(13%), EU(9%), 홍콩(5.7%), 베트남(5.3%), 일본(4.9%)이 잇고 있다. <무역협회 2017년 기준>

더욱 중요한 것은 중간재로 한국과 중국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중국에 무역보복을 가할 경우, 한국도 함께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홍콩이 0.8%포인트 하락해 가장 큰 영향을 받고, 한국 태국 말레이시아가 0.5%포인트 하락해 그 다음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이 가장 타격을 많이 받는다. 그러나 홍콩은 중국으로 회귀했다. 중국이 일국양제를 채택하기 때문에 경제통계를 따로 낼 뿐 홍콩은 이미 중국이다. 그렇다면 남는 나라는 한국 태국 말레이시아다. 결국 미중 무역전쟁으로 당사국 이외에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나라는 한국이다.

한국과 중국이 이런 경제적 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미국이 중국에 대한 무역보복을 가하자 일부 한국인들은 내심 고소해 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구경거리 중 하나가 불구경이라고 했다. 불구경을 재밌게 하고 있는데 뒤늦게 알고 보니 우리 집이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래도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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