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0대 뉴스-3] '괴물' 허리케인 샌디, 미국을 할퀴다

지난 10월말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가 카리브해 국가와 미국 동북부를 할퀴고 간 상처는 깊었다. 샌디는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를 냈을 뿐 아니라 미국 대통령 선거 판도까지 흔들었다.
샌디의 반경은 1600km로 미 동부부터 캐나다까지 영향을 끼치는 크기였다. 동부 주당국들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샌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를 했다.
그러나 샌디가 상륙하기 전부터 미 동부 수십만 가구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샌디가 북극 찬공기를 끌어내려 웨스트버지니아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때이른 폭설이 내렸다. 동부 주요 공항의 항공기가 모두 취소됐고 주정부들도 일제히 업무를 중단하고 공립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샌디는 상륙 첫날 뉴저지주 애틀랜탁시티와 뉴욕 맨해튼을 침수시켰다. 이스트강이 범람하면서 뉴욕 지하철 터널이 침수됐고, 일부 노선에서는 정전이 발생했다.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 등도 이틀간 휴장하면서 미 금융시장이 사실상 멈췄다. 날씨 때문에 증권거래가 중단된 것은 1888년 3월 눈보라 사태 이후 124년 만에 처음이었다.
당시 일주일을 앞두고 있던 미 대선 판도도 출렁였다. 정전 사태가 길어져 선거 당일 전자검표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대선 연기 가능성이 점쳐졌다.
샌디 피해로 미 대선 당일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소가 바뀌거나 투표소에 비상용 발전기가 동원됐다. 뉴저지 주는 유권자들에게 이메일과 팩스 투표를 허용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31일 피해가 가장 컸던 뉴저지주를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평소 그를 강하게 비판한 '오바마 저격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와 함께 피해지역에서 주민들을 위로하며 신속한 복구를 약속했다. 두 사람의 초당적 만남에 오바마 대통령은 무당파 유권자들을 자극, 막판 승기를 굳혔다.
상처는 그러나 하루 아침에 아물지 않았다. 뉴욕 수십만 가구가 11월 초까지 정전을 겪었다. 기온까지 떨어져 뉴욕에서 추위로 떠는 이재민들이 속출했고, 침수됐던 지하철역에서는 쥐떼가 출몰했다. 뉴욕시는 11월9일부터 자동차번호판 끝자리에 따라 해당 날에만 주유를 허용하기도 했다.
샌디는 최종적으로 사망자 131명, 800만 가구 이상 정전 피해를 남겼다. 그 피해액은 최소 500억달러(약 53조원)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2005년 카트리나에 이은 미 역사상 최악의 허리케인으로 기록됐다.
eriwha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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