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전자투표가 대세?..터치스크린 집계기 해킹 우려

미국 대통령 선거에 사용되는 투표 방식은 기술이 진보함에 따라 변화해 왔다.
지난 2000년 대선 때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에서 지지후보에 구멍을 뚫는 ‘천공카드(punch-card)’ 투표 방식이 개표 오류를 일으켜 재집계에 들어가는 홍역을 치른 뒤 미국은 더욱 안정적인 투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골몰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한 가지 결론이 바로 ‘투표 집계기(voting machine)’다. 2002년 제정된 투표자지원법(The Help America Vote Act of 2002)에 따라 그간 논란이 된 천공카드와 손잡이가 달린 투표기를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전자투표기나 광 스캐너로 교체하게 됐다.
터치스크린식 전자 투표기를 도입한 주(州) 유권자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듯 간편하게 화면을 눌러 원하는 후보에 투표할 수 있다. 조지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뉴저지, 인디애나 등이 대표적인 사용지역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투표가 시작하기도 전에 이 터치스크린식 투표집계기를 둘러싸고 각종 음모론부터 사소한 오류들까지 각양각색의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투표기를 해킹해 표를 조작하기가 매우 쉽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컴퓨터과학자인 로거 존스턴은 값비싼 사제 프로그램을 이용해 투표기에 접속하면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도 기기를 조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투표자가 화면에 손을 대고 투표하려할 때 해커가 개입해 화면을 움직이며 방해할 수 있다. 좀비PC와 비슷한 개념이다.
미 케이블 방송 HBO는 2006년 전자투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다큐멘터리영화 ‘민주주의 해킹하기(Hacking Democracy)’를 방영하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해킹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기기 오작동 사례가 더욱 광범위하게 포착되고 있다.
심지어 투표 집계기를 둘러싼 음모론도 부상했다.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 측 자금지원자들이 오하이오주에서 사용되는 투표기기 제조사인 하트인터시빅(Hart InterCivic)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뜬소문’에 불과하지만 롬니의 첫째 아들인 타거트(42)가 운영하는 사모펀드가 이 회사를 소유 중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의혹은 일파만파 커졌다.
터치스크린은 종이 기록이 남지 않는다는 면에서 오류가 날 경우 정확한 재집계가 불가하다는 문제도 나온다.
슈퍼스톰 ‘샌디’로 전력 공급에 차질이 있는 일부 지역은 투표 집계기를 건전지로 작동시키기로 하면서 투표시간이 길어질 경우 기기가 버틸 수 있겠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편 현재 미국의 60%지역이 투표에 광 스캐너를 사용하고 있다. 광 스캐너는 빛을 비춰서 문자나 기호를 판독하는 기계다.
투표자들은 마치 학력고사를 볼 때처럼 투표용지에 그려진 자신이 뽑으려는 후보란에 표시를 한 뒤 스캐너에 용지를 읽히면 된다.
아이다호에 있는 카운티 4곳은 아직까지 ‘구식’ 천공카드를 사용한다. 손잡이가 달린 투표기는 2010년 이래 미국 선거에서 자취를 감췄다.
ezyea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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