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예산으로 '친트럼프' 광고…세금으로 정치홍보 논란"
"美 결코 공산국가 안돼" 정치 메시지 담긴 광고들 방영
백악관 "애국심 일깨우는 공익광고"…연방법 위반 가능성도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경·이민 업무 등에 사용되는 연방정부 예산을 대통령의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TV 광고에 투입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백악관은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공익광고'라고 주장하지만,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광고에 국민 세금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과 함께 연방법 위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방영을 시작한 친트럼프 성격의 TV 광고에 국토안보부(DHS)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 예산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CBP는 국경순찰대를 관할하고 공항에서 세관·이민 업무 등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통상 외국인들에게 미국으로의 불법 이주를 단념시키거나 미국 내 불법체류자들에게 자진 출국을 촉구하는 내용의 TV·라디오 광고를 집행해 왔다.
그러나 이번 광고들은 이민이나 국경 문제를 넘어 트럼프 대통령 개인과 그의 정치적 메시지에 초점이 맞춰져 논란이 되고 있다. 광고 속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결코 공산주의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거나 "우리나라를 증오하는 병든 정치 계급을 몰아내고", "가짜뉴스 언론을 격퇴하겠다", "(미국은)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나라"라고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당시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과 거의 동일한 내용의 광고도 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광고 제작을 추진했으며 제작 과정에도 관여했다. 광고에는 '미국 정부가 비용을 지불했다'는 문구도 명시돼 있다.
일각에서는 이 광고가 행정부 직원이 자신의 공적 지위를 이용해 정치적 활동을 하는 것을 제한하는 해치법(Hatch Act) 등 연방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연방정부 자금을 이용한 정치적 선전 금지 규정 위반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백악관은 해당 광고가 '공익광고'라는 입장이다. 백악관은 "미국인들에게 애국심과 국가를 지켜야 할 가치를 일깨우기 위한 공익광고"라며 "교육적이고 애국적인 내용으로, 우리는 조국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고에는 상당한 규모의 정부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광고 추적업체 아이스팟TV(iSpot.TV)에 따르면 해당 광고들은 지난 27일 저녁까지 폭스와 뉴스맥스, MS NOW, CBS 등 전국 TV 방송에서 약 90차례 방영됐으며 광고비는 약 33만7000달러(약 4억6000만원)로 추산됐다.
지역 방송에서는 더욱 광범위하게 방영됐다. 정치광고 추적업체 애드임팩트(AdImpact)에 따르면 지역 TV 방송에서 총 2311차례 방영됐으며 약 140만달러(약 19억원)가 투입된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이후 애드임팩트 추산에서는 광고 집행 비용이 최소 170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광고가 계속 확대되면서 최신 추정치와 기존 수치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CBP 국장을 지낸 길 컬리코스키는 CBP 예산을 이 같은 종류의 광고에 사용하는 것은 "전례가 전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회가 배정한 예산은 CBP의 공식 업무와 국경 보호, 기술 개발 등에 사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광고들은 민주당은 물론 일부 공화당으로부터도 비판을 받고 있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납세자의 돈으로 비용을 지불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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