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주미대사 "韓, 북미대화 여건 조성 위해 페이스메이커 역할"

워싱턴서 한국 국경일 행사 개최…한미 관계자 600여명 참석
핵잠 건조·전작권 전환 등 동맹 현대화 강조…3500억 달러 대미 투자 "구체화 단계"

29일(현지시간) 강경화 주미대사가 워싱턴 DC 스미소니언 미국 미술관에서 열린 한국 국경일 및 국군의날 기념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9.29 ⓒ 뉴스1 이훈철 특파원

(워싱턴=뉴스1) 이훈철 특파원 = 강경화 주미한국대사는 29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북미 간 신뢰 구축과 대화 재개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데 '페이스메이커'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사는 이날 오후 워싱턴DC 스미소니언 미국 미술관에서 열린 한국 국경일 및 국군의날 기념 리셉션 환영사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우리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의지와 북미 대화 재개 의사를 보여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메시지를 주목하고 있다"며 "직접 당사자로서 한국 정부는 북미 간 신뢰 구축과 대화 재개를 위한 건설적 논의가 가능한 여건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한 대화가 관련 당사국 간 보다 폭넓은 관여로 발전하도록 토대를 마련해 전쟁 종식과 평화체제 전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강 대사는 급변하는 역내·글로벌 안보 환경에 대응해 한미동맹을 상호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방식으로 현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제 몫을 다하는 모범 동맹으로서 국방비 증액과 첨단 미국 무기체계 구매 등을 통해 자체 방위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정부가 지난 5월 핵 비확산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핵추진 잠수함 건조 계획의 기본 골격을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또 철통같은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면서 조건에 기반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조기에 완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 분야에서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산업 투자 약속이 구체적인 프로젝트 선정과 함께 실질적인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1500억 달러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이니셔티브에 따라 조선 분야에 투입되며, 지난 7월 워싱턴에 한미 조선협력센터가 문을 열었다고 전했다.

강 대사는 한국 기업들이 2017년 이후 미국 전역에 190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최근 몇 년간 한국이 미국 내 그린필드 투자 1위 국가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임 후 1년간 한화 필리조선소(펜실베이니아), 현대차 메타플랜트(조지아), 삼성 반도체 공장(텍사스) 등 주요 투자 현장을 둘러봤다고 소개했다.

한미일 협력에 대해서는 3국 외교장관이 지난해 다섯 차례에 이어 올해 이미 세 차례 만났다며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7월 소형모듈원자로(SMR) 3국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지난주 후속 이행계획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강 대사는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와 안전을 회복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사는 한국 문화의 영향력도 언급했다. 그는 행사장인 스미소니언 건물에 백남준의 대표작 '일렉트로닉 슈퍼하이웨이'가 소장돼 있다고 소개하며, BTS의 이번 월드투어가 북미 12개 도시에서 31회 공연을 열어 약 200만명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주 "한미동맹의 굳건한 여정은 흔들림 없는 의지로 계속될 것"이라고 밝힌 점을 소개하며,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인 성과를 전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당시 서울 수복(1950년 9월 28일) 76주년 다음 날 열린 이번 행사에서 강 대사는 유엔군 참전국에 대한 감사의 뜻도 전했다. 주미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는 미 의회와 행정부, 싱크탱크 인사, 주미 외교단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boazh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