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치솟는 경윳값에 유럽 비축분 '눈독'…방출 요청 검토

중간선거 앞두고 경윳값 비상…'경유 수출 금지'도 검토

미국 메인주 케네벙크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 2026.03.0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백악관이 치솟은 경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유럽 국가들에 비축 경유 방출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백악관과 관련 논의를 진행한 소식통 2명은 미국 정부가 유럽 각국에 비축 경유 방출을 요청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내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가격을 낮추기 위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경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6.44달러로 1년 전보다 2.75달러 높다.

특히 수확철을 맞아 농기계 등에 경유를 사용하는 농가에 큰 부담이 되면서 중간선거를 한 달여 앞둔 트럼프 행정부에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경유 공급을 늘리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경유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부 내 일부 인사와 석유업계, 공화당 의원들은 수출 금지가 석유 시장에 상당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에 수출금지 조치를 대신할 여러 대안이 논의되고 있다.

더그 버검 미국 내무장관은 이날 폴리티코에 "행정부가 많은 선택지를 논의하고 있다"며 "유럽이 상당한 규모의 경유 비축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럽은 정부와 민간을 합쳐 세계 최대 규모의 경유 비축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의 에너지 전문지 페트롤리엄 이코노미스트의 폴 히킨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편집장은 유럽 각국이 보유한 상업용·정부 경유 비축량이 총 3억5000만 배럴을 넘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지난 3월 이란 전쟁에 따른 공급 차질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합의한 비축유 공동 방출과 관련해서도 일부 유럽 국가들이 약속한 물량을 충분히 방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IEA 회원국들은 총 4억 배럴 규모의 원유와 석유제품 비축분을 방출하기로 합의했으며, 미국은 이 가운데 1억7200만 배럴을 맡았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미국과 일본은 비축유 방출 약속을 이행하고 있지만 일부 유럽 국가들은 약속한 원유와 석유제품 가운데 일부만 방출했다며 "모든 회원국이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