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광 몰아낼 것"…트럼프 2024년 대선 광고 '세금 재방영' 논란

"美 정부가 비용 지불" 명시…윤리 전문가들 "연방법 위반 소지"
여야 모두 비판…민주 의원들, 광고 중단·비용 자료 제출 요구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존 랫클리프(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미군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을 원격 영상으로 지켜보는 모습.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 소셜 계정에 게시된 사진이다. 2026.01.03. ⓒ AFP=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캠페인 광고를 연방 예산으로 전국에 재방영하면서 위법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문제의 광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복도를 걸어가는 흑백 영상과 함께 '딥스테이트'를 성토하고 정부에서 "전쟁광들"을 몰아내겠다고 다짐하는 내용이다.

이 광고는 트럼프 행정부가 뚜렷한 출구 전략 없이 이란과 전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방영됐다.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가 제작한 광고로, 이번 재방영본은 말미에 "미국 정부가 비용을 지불함"이라는 문구가 추가된 점이 다르다.

광고 분석업체 애드임팩트에 따르면 이 광고는 지난 주말 '폭스뉴스 선데이',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와 NFL(미국프로풋볼리그) 및 대학 미식축구 중계 도중 방영됐다.

정부 재원이 투입됐다고 명시된 친(親)트럼프 광고는 최근 3편이 전파를 탔다. 집행 규모는 100만달러(약 13억5800만원)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첫 번째 광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브 미'를 배경으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마르크스주의를 물리치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을 담았다. 두 번째 광고에는 7월 4일 미 독립기념일 당시 러시모어산 연설 장면이 담겼다.

백악관은 해당 광고가 공익 광고이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윤리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납세자 자금의 선전 활용을 금지한 연방 예산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윤리 담당 특별고문을 지낸 놈 아이젠은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가 법을 어기는 단계에서 짓밟는 단계로 넘어갔다"며 "이번 광고는 과거의 정치 행위를 공공연히 재활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윤리 담당 변호사를 지낸 리처드 페인터 미네소타대 법학 교수도 "권한 남용이자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며 의회가 예산 환수를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부 전문가는 공무원이 공적 지위에서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을 제한한 1939년 제정 해치법 위반 가능성도 제기했다. 대통령은 해치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공무원이 광고 제작이나 매체 집행에 관여했다면 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소속 패티 머리·잭 리드 상원의원과 로자 델로로·스테니 호이어 하원의원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서한을 보내 광고 중단과 집행 비용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 간사인 매기 해산(민주·뉴햄프셔) 상원의원도 누가 이 광고들을 제작했는지에 관한 정보를 요구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존 케네디(공화·루이지애나) 상원의원은 CBS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어떤 공직자도 "자신을 위한 사적 광고에 공적 자금을 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