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전략 안정'으로 담판 마침표…28일 무역협상 성적표

트럼프 "매우 성공적"·시진핑 "호혜적 성과"…'관계 원칙' 구체화
中 대만 입장 부각·관세 휴전 연장…농산물·소비재 등 별도 관리

US-PRESIDENT-TRUMP-HOSTS-CHINESE-PRESIDENT-XI-JINPING-FOR-A-STAT ⓒ AFP=뉴스1

(베이징=뉴스1) 노민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략 안정'을 양국 관계의 방향으로 재확인하며 사흘간의 정상외교를 마무리했다.

양국 정상은 경제무역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 측은 관세 휴전 연장과 별도로 농산물·의료기기·소비재 등 일부 상품을 향후 무역분쟁이나 관세 조치와 별도로 다룰 수 있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세부 내용은 오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측이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존중·공정·대등' 합의…양 정상 모두 긍정 평가

2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미중 정상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 차담에서 '존중·공정·대등에 기반한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5월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의 기본 틀에 존중·공정·대등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더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이번 국빈방문을 "건설적이고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가했으며 시 주석은 경제무역 분야에서도 "호혜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 모두 도움이 되는 성과를 거뒀다며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환영하기 위해 투입한 B1 폭격기가 비행하자 경례를 하고 있다. 2026.9.23 ⓒ AFP=뉴스1
공항서 1시간 기다린 트럼프…중간선거·당대회 앞둔 정상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입국 때부터 이례적인 예우를 했다.

지난 23일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로 직접 나가 차 안에서 1시간가량 기다린 뒤 시 주석 부부를 맞았다.

공항에서는 21발의 예포가 발사됐고 B-1B 폭격기 2대가 상공을 비행했다. 다음 날 백악관 환영식에서는 B-2 폭격기 1대와 F-22 전투기 4대가 축하비행에 나섰다. 저녁에는 국빈만찬이 열렸다.

이 같은 극진한 예우를 두 정상의 국내 정치 일정과 연결해 보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시 주석은 내년 제21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미 공영라디오 NPR은 두 정상 모두 국내 정치적 기반을 다지려는 시점에 이번 만남이 이뤄졌다고 짚었다.

우신보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장은 24일 중국 매체 펑파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내외에서 여러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시 주석의 방미가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서는 국빈 예우를 자국의 높아진 위상과 연결하는 반응도 나왔다.

AP통신은 베이징 시민 등을 인터뷰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극진한 환대를 중국의 위상 상승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받아들이는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25일 1면 전체를 시 주석의 방미 소식으로 채웠다.

24일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앞서 왼쪽부터 펑리위안 여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백악관 북쪽 현관 계단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9.24 ⓒ AFP=뉴스1
中, 대만 입장 부각…미국의 실제 양보 여부는 별개

시 주석은 24일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대만 독립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 미중 전략 협력과 양국 관계 발전의 토대로 제시했다.

대만 문제에 대한 기존 입장을 강조하면서 미국과의 협력도 추진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중국의 요구가 실제로 관철됐는지는 별개다.

미 국방부 관료 출신인 드루 톰프슨 싱가포르 난양공대 선임연구원은 25일 연합조보에 "중국 측 회담 기록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대만 문제에서 양보했다는 점은 드러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톰프슨 연구원은 현 상황을 "예의 바른 교착상태"라고 표현했다. 핵심 이견에는 진전이 없지만 양측이 긍정적인 정치적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실무 협상을 이어갈 여건은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 같은 안정도 여전히 취약하며 양국의 공동이익이나 상호주의적 기반보다 두 정상 개인의 선호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관세 휴전 넘어 교역 조건 바뀌나…28일 세부안 공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에 따르면 양국은 정상회담에 앞서 오는 11월 10일 만료 예정이던 관세 휴전을 내년 1월 10일까지 두 달 연장하기로 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5일 CNBC 인터뷰에서 양국이 일부 비(非)민감 상품을 보다 우대된 조건으로 교역하고 향후 관세 조치가 있을 경우 별도로 다룰 수 있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가 언급한 상품군은 미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농산물·의료기기와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소비재 등이다.

그리어 대표는 "중국과 실제로 여러 부분에서 합의에 도달했다"며 "(오는 28일) 훨씬 더 많은 세부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관세 휴전 연장이 추가 협상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조치라면, 상품 교역에 관한 합의는 양국 간 무역 갈등이 다시 불거지더라도 일부 비민감 상품의 교역을 별도로 관리하려는 취지다. 구체적인 대상 품목과 관세 조정 폭, 적용 방식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리어 대표는 국가안보와 관련된 수출통제에 대해서는 "모두 협상 테이블에서 제외한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윙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9.24 ⓒ 로이터=뉴스1
'전략 안정' 틀은 확인…구조적 갈등은 여전

이런 가운데 이번 합의가 미중 간 구조적인 무역 갈등을 해소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앞서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24일 공동성명에서 관세 휴전 연장을 "임시방편"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의 국가 보조금과 지식재산권 침해, 희토류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도 25일 연합조보에 미중 간 신뢰가 "현재 여전히 상대적으로 취약한 단계"라며 큰 틀의 공감대를 실질적인 협력으로 전환하려면 "공동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정상외교는 미중이 충돌을 피하고 관계를 관리할 '전략 안정'의 틀을 다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무역 분야에서 실제로 얼마나 진전했는지는 다음 주 공개될 세부 합의 내용이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