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무역합의에 '겅호·MAGA'까지…미중, 예측 가능성 유지에 방점
무역협상 이어가고 AI 대화 공감대…공동 이익·협력 가능성 부각
대만 등 민감 현안은 여전…외신 "핵심 쟁점 후속 협상으로"
- 이훈철 특파원, 노민호 특파원
(워싱턴·베이징=뉴스1) 이훈철 노민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무역 합의에 도달하고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대화를 이어가기로 하면서 미중 관계가 당분간 일정 수준의 '예측 가능성'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무역과 첨단기술, 대만 등 민감한 현안도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럼에도 양 정상은 갈등보다는 공동의 이익과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부각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 경제·무역팀이 새로운 협상을 진행해 "새로운 공동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를 "양국 산업계와 국민은 물론 세계 경제에도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양국 경제·무역팀의 새로운 협상에서 성과가 있었다며 대화를 계속해 더 나은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이에 앞서 오는 11월 10일 만료될 예정이던 '관세 휴전'을 2개월 연장해 내년 1월 10일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에 도출됐다는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과 이행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양측이 다시 관세전쟁으로 향하기보다 협상을 이어갈 시간을 확보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AI 분야에서도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확인했다.
시 주석은 "미중은 모두 AI 대국으로 경쟁도 있지만 더 협력할 수 있다"며 AI의 위험과 이익에 관한 대화를 계속하자고 제안했다.
AI가 남용되거나 악용되는 것을 공동으로 막고 인간이 AI 기술을 통제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AI가 인류의 미래와 관련돼 있다며 미중이 대화를 유지하고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역에서는 협상을 이어가고 AI에서는 경쟁과 대화를 병행하는 모습은 양국이 갈등을 해소하기보다 관리 가능한 범위에서 조율하려는 흐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정상외교에서는 양국이 함께할 수 있는 '공동의 이익'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미국에 도착하자 앤드루스 합동기지까지 직접 나가 영접했다. 다음 날에는 백악관에서 국빈 환영행사를 열었다.
환영행사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중국이 일본에 맞서 함께했던 역사도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중국을 지원했던 미국인 자원 조종사 부대 '플라잉 타이거스'를 언급하고 중국어 '공합'(工合)에서 유래한 영어 표현 '겅호'(Gung Ho)도 소개했다.
그는 '겅호'가 중국어로 '함께 일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하면서 양국이 공동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면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현재의 전략 경쟁보다 과거 양국이 협력했던 역사를 통해 공통점을 부각한 셈이다.
시 주석도 미국과 중국의 발전이 서로 충돌하지 않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방미 기간 거듭 내놨다.
시 주석은 미국 도착 당시 발표한 서면연설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는 완전히 병립할 수 있고 서로 성취하며 세계에 이익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양국이 "파트너가 돼야지 상대가 돼서는 안 된다"며 협력을 중심으로 하고 경쟁은 일정한 범위에서 하며 이견은 통제하는 관계를 강조했다.
이어 다음 날 백악관 환영식에서도 비슷한 메시지를 재차 내놨다.
방미 첫날부터 정상회담까지 같은 메시지를 반복하며 미중 경쟁이 반드시 충돌로 이어질 필요는 없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이는 지난 5월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제시한 '중미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의 연장선이다.
하지만 양국 간 민감한 현안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시 주석은 중국이 '핵심 이익 중 핵심'으로 규정하는 대만 문제에서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이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새로운 무역 합의 역시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워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정상회담 직후 내놓은 분석에서 "지속 가능한 합의를 확정하기보다 관세·중국의 구매·희토류 공급·기술 제한 등 핵심 질문을 다음 협상으로 넘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에 앞서 치둥타오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싱가포르 중국어 일간지 연합조보에 관세 등 구체적인 합의를 한 번에 타결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치 연구원은 무역 휴전 연장이 정상회담 이후에도 세부 협상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회담은 성대하고 신호도 긍정적이지만 최종 합의의 명확성은 기대만큼 높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으로 미중 간 구조적인 경쟁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는 큰 틀의 돌파구를 만들기보다 갈등을 일정한 범위 안에서 관리하면서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넓히려는 양측의 입장이 확인됐다.
현재까지는 미중 양국이 관계의 급격한 악화보다는 일정 수준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후속 협상을 이어가는 데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ntig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