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난민' 美해군장관 대행, 뉴욕서 베트남 지도자 만나
헝 카오, 또럼 공산장 서기장과 안보협력 확대 등 논의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베트남전 난민 출신 헝 카오 미국 국방부 해군장관 지명자 겸 해군장관 대행이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을 만났다.
베트남 난민 출신으로 미 해군 최고위직에 오른 카오 대행이 옛 조국의 최고지도자와 악수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베트남전 종전 50여년 만에 크게 달라진 미·베트남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베트남 정부에 따르면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또럼 서기장은 이날 카오 대행을 접견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그를 해군장관 후보로 지명한 것을 축하했다.
또럼 서기장은 특히 카오 대행이 미·베트남 관계 발전에 기여해 왔다며 그의 베트남에 대한 "애정과 유대"를 높이 평가했다.
또럼 서기장은 카오 대행과 해양 안보와 군사 역량 강화, 인도적 지원·재난 대응, 베트남전 전쟁 후유증 처리뿐 아니라 반도체와 첨단기술, 에너지, 공급망 등으로 협력 분야를 넓히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베트남 측이 밝혔다.
카오 대행 또한 이 자리에서 "강하고 독립적이며 자립적이고 번영하는 베트남"을 미국이 지지한다며 양국 국방 관계에서 해양 안보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카오 대행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서도 "베트남의 또럼 서기장 겸 주석, 판반장 국방장관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전하며 또럼 서기장이 이날 미 외교정책협회(FPA)로부터 FPA 메달을 받은 것을 축하했다.
카오 대행은 올 6월 미군의 인도적 지원·재난 대응 프로그램인 '퍼시픽 파트너십-퍼시픽 프렌드십 2026'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도 또럼 서기장을 만난 적이 있다. 베트남 관영매체들은 당시 호찌민 흉상 아래 마주 앉은 두 사람의 모습을 공개했었다.
미 해군 등에 따르면 카오 대행은 1971년 남베트남 수도 사이공에서 태어나 1975년 사이공 함락에 즈음해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탈출했다. 이후 그는 부친 근무지를 따라 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미국으로 돌아와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카오 대행은 해군에서 폭발물처리와 잠수 분야 특수작전 장교로 복무하며 이라크·아프가니스탄·소말리아 등에 파병됐었고 2021년 대령으로 전역했다.
2022년 연방 하원의원, 2024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그는 트럼프 제2기 행정부 출범 뒤인 작년 10월 해군차관에 발탁된 데 이어, 4월 존 펠란 당시 당시 해군장관이 조선 개혁 지연과 국방부 지도부와의 갈등 속에 경질된 뒤론 장관 대행을 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일 카오 대행을 해군장관 후보로 지명했으며, 지명안은 15일 상원에 제출됐다. 카오 대행이 상원 인준을 받으면 베트남계 미국인으로선 사상 처음으로 미 해군의 문민(文民) 수장이 된다.
다만 현행 미 법률상 각 군 장관이 되려면 전역 후 7년이 지나야 하기 때문에 2021년 전역한 카오 대행은 하원과 상원에서 각각 예외 승인을 받은 뒤 상원 인준을 거쳐야 한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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