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자찬하다 이란 말살 위협"…트럼프 45분 연설 속 '불안감'

英인디펜던트 "아주 호전적이진 않아…동맹 필요성 깨달았을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9.2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제81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이란을 향해 '말살'(annihilate)을 거론하며 강경 발언을 쏟아낸 데서 중간선거를 앞둔 피로감과 정치적 불안이 함께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연단을 움켜쥐거나, 몸을 위에 기대거나 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 점에서 피로감을 엿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렇게까지 호전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가 더 많은 동맹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음을 시사하는 듯하다"고 짚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이란)은 내가 중간선거에서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현재 그가 중간선거 결과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는 속내를 무심결에 드러낸 대목이라고 봤다.

이란 전쟁에 대한 지지율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공화당원들이 전쟁에 염증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돌아왔으며 우리나라가 그 어느 때보다 더 나아졌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러분께 보고할 수 있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45분간 두서없는 내용의 연설을 이어 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 경제는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며 자신이 일자리를 창출했고 테네시주 멤피스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치안 유지 인력을 투입했다고 자화자찬했다.

이란을 향해서는 "그들은 중동의 깡패였지만 더는 아니다"라며 "이란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 중 하나로 만들어 줄 합의가 이뤄질 것인가? 아니면 내가 이란을 전멸시킬 것인가? 그것도 신속하게?"라고 날을 세웠다.

또한 "완전히 초토화해 지옥으로 밀어 넣을 것인지, 아니면 협상을 맺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며 압박 메시지를 던지자, 장내에는 웅성거림이 일기 시작했다.

미군이 탄약 부족 사태를 맞닥뜨렸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도 거듭 주장했다.

인공지능(AI)과 관련해서는 "사악한 세력이 AI를 통제하려는 세계주의적 책략을 꾸몄다"고 주장하며, 명칭을 '초지능(SI·super Intelligence)'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다만 개명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고, 이후 발언에서 'AI'와 'SI'를 혼용했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를 겨냥해 "2년 전 우리나라는 죽어 있었지만, 이제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나라'(the hottest country)가 됐다"고 주장하며 연설을 마쳤다.

다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유엔총회 당시 '에스컬레이터 소동'을 꺼내 불만을 드러내면서 유엔을 상대로 다시 공세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으나, 유엔을 공격하는 내용은 언급하지 않고 오히려 몇 차례 감사를 표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