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UN서 이란에 양자택일 압박…마이웨이 'SI 선언'도(종합2보)
제81차 유엔총회 기조연설 대이란 초강경 메시지…선거 후 협상 타결 여지도
그린란드 통제권 강조 등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전면에…AI 대신 SI로 불러야
- 이훈철 특파원, 이창규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이훈철 특파원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유엔(UN)총회 연설에서 이란을 상대로 협상을 맺을지, 궤멸할지 양자택일하라며 압박에 나섰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이란 전쟁 장기화와 중간선거를 앞두고 악화한 여론 부담 속 트럼프 대통령이 압박과 함께 협상 여지를 동시에 열어두며 특유의 외교적 승부수를 던졌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연설 내내 미국 우선주의 외교를 전면에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통제권 확보와 베네수엘라 마두로 체포, 쿠바 정권에 대한 비난 등을 언급하는 한편 인공지능(AI)을 슈퍼인텔리전스(SI)로 불러야 한다며 돌연 명칭 변경을 선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UN본부에서 열린 제81차 UN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이란을 향해 "완전히 초토화해 지옥으로 밀어 넣을 것인지, 아니면 협상을 맺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며 압박 메시지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약 40여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이란을 '테러 지원국 1위'로 규정하며, 핵무기 보유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서 이란이 재건의 기회를 얻는 협상에 나설지, 아니면 신속하게 섬멸당할지 양자택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다가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직후에 이란과의 평화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연설이 장기화한 중동 리스크와 국내 정치적 국면을 앞둔 상황에서 트럼프 고유의 직설적이고 거친 외교 화법을 통해 미국의 글로벌 패권 의지를 재확인시킨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CNN, CBS 뉴스 등 주요 매체들은 이란을 상대로 "완전히 초토화해 지옥으로 밀어 넣을 것인지, 아니면 협상을 맺을 것인지 양자택일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헤드라인으로 다뤘다.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백악관 출입이 금지된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개월간 세계 경제에 고통을 안겨준 전쟁과 이스라엘을 제외한 미국 동맹국들이 개입을 거부한 이란과의 전쟁을 세계에 설득할 기회였다"며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절박한 위협을 다시 한 번 강화했고, 중간선거 이후 합의의 돌파구가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문제를 넘어 서반구 전반에 대한 미국의 압도적인 영향력과 '미국 우선주의' 외교 기조도 거침없이 드러냈다.
그는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작전과 남미 마약 카르텔 소탕 성과를 치켜세우며 "미국은 더 이상 위협이 서반구에 발을 붙이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하다면 압도적인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덴마크 및 그린란드 자치정부와 합의한 북미 북부 전선 안보 협정을 언급하며, 그린란드 내 대규모 군사기지 건설 계획과 함께 영구적인 안보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세계 무대에서 공식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쿠바 정권을 향해 "완전히 실패한 국가이며 결국 무너질 것"이라고 발언하자, 회의장에 있던 쿠바 대표단이 집단 퇴장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독설은 UN 체제와 국제기구를 향해서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형사재판소(ICC)를 '통제 불능의 사악한 집단'으로 칭하며 회원국들의 즉각적인 탈퇴를 촉구했고, UN 인권이사회를 향해서는 '파렴치한 위선자들'이라고 맹비난했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대해서는 "모호한 유엔기구가 비싼 통행세를 받으려 한다"고 비판했으며 유네스코(UNESCO)에 대해서는 이주를 조장해 세계 유산을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 바꾸기는 UN연설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인공지능(AI) 기술 통제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자 아예 이름을 바꿔야 한다며 "인공(artificial)이라는 단어가 지능을 가짜처럼 만든다며, 앞으로 공식 명칭을 '슈퍼인텔리전스'(Superintelligence·SI)로 변경해 사용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슈퍼인텔리전스 패권 경쟁에서 중국 등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앞서 나가고 있다고 자평하며, 기술 규제보다는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성장을 적극 장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AI업계를 중심으로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는 내부 경고가 잇따르면서 AI 속도조절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ABC와 CBS 뉴스는 기후변화나 AI 종말론 등을 좌파의 거짓말로 치부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기술 규제보다는 미국 중심의 압도적 기술 패권 유지를 강조하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란, 쿠바 등 미국의 적대적 국가들에 대한 비난을 쏟아낸 반면 이번 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중국과 중간선거 이후 북미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만 언급을 자제해 눈길을 끌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UN총회 입장에 앞서 자신이 백악관 출입을 금지시킨 CNN 기자가 총회장 앞에서 질문을 던지자 "나를 취재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냐"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백악관은 출입금지 조치에 반발해 언론사들이 취재를 거부하자 홈페이지에 '트럼프 TV' 채널을 개설하고 유엔 총회 연설을 중계했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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