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UN 연설서 '北·中' 쏙 빼고 이란·쿠바·멕시코 십자포화
"이란은 중동의 불량배, 멕시코 카르텔 진원지…쿠바 실패한 국가"
과거 중국 무역불균형, 북 비핵화 지적…이날 연설에선 언급 안 해
- 이훈철 특파원, 이창규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이훈철 특파원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유엔(UN) 총회 연설에서 이란, 쿠바 등 미국의 적대적 국가들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반면 이번 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중국과 중간선거 이후 북미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만 언급을 피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UN 본부에서 열린 제81회 UN총회 두 번째 연설자로 나서 이란, 쿠바 등을 언급했다.
그는 이란에 대해 "세계가 위험에 처하도록 힘을 키우게 내버려 둔 위협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세계 최대의 테러 지원국인 이란 이슬람공화국"이라며 "그들은 중동의 불량배였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이란이 더 발전해 과거 그 어느때보다 훨씬 더 위대한 국가로 재건할 수 있도록 거래를 체결할 것인가 아니면 이슬람 공화국을 신속하게 전멸해 그들을 지옥으로 몰아넣을 것인가 결정이 남아 있다"며 "선거 직후에 우리가 협상을 타결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협상 여지를 남겼다.
베네수엘라에 대해서는 "취임하자마자 마약 카르텔을 해외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고, 미 군대를 풀어 그들을 소탕했다"며 "카르텔은 서반구의 IS(이슬람국가)이며, 좋은 사람들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멕시코에 대해 "카르텔 폭력의 진원지"라고 지칭했으며 쿠바에 대해서는 "실패한 국가"라며 "결국 무너질 것"이라고 거친 입담을 자랑했다. 이들 국가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치적을 자랑하며 언급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설은 국가들로 한정되지 않았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대해서는 "모호한 유엔기구가 비싼 통행세를 받으려 한다"고 비난했으며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대해서는 "통제 불능의 기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네스코(UNESCO)에 대해서는 이주를 조장해 세계 유산을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세계 패권을 쥐고 경쟁 중에 있는 중국과 이란과 마찬가지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집권 1기 당시 취임 첫 UN총회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를 로켓맨으로 지칭하며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이어 북미정상회담 이후 참석한 2018년, 2019년 UN총회에서는 유화적인 발언과 함께 북한 비핵화를 언급했으나 이날 연설에서는 북한에 대한 언급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중국의 경우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을 말하며 중국을 언급하긴 했으나 별도의 발언은 없었다. 이 역시 과거 UN총회에서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코로나19 책임 등을 지적했던 것과 상반된 반응이다.
이는 오는 23~2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1년 만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시 주석과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북한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김정은 총비서와 찍은 남북미 판문점회동 당시 사진을 연속으로 게재하며 연내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유화적인 스탠스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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