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고유가에 나락 갈 판…접전지 후보들 "디젤 수출금지를"

이란전쟁 장기화에 유가 치솟아…농촌 등 공화 강세주 직격
"민생 파탄 분노 공화당에 표출하면 중간선거 치명타" 우려

14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부다의 파일럿 주유소에서 트럭 운전자가 디젤 연료를 주유하고 있다. 디젤 가격이 다시 상승하여 미국 전국의 평균 경유 가격은 이날 기준 갤런당 6.23달러에 달했다. 2026.9.14 ⓒ AFP=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치솟는 디젤·휘발유 가격이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의 최대 정치적 약점으로 부상하면서, 접전 지역구의 공화당 후보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잇따라 디젤 수출 금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이오와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애슐리 힌슨(공화·아이오와) 하원의원은 "아이오와 주민들이 주유소나 계산대에서 이란 전쟁 비용까지 떠안아서는 안 된다"며 디젤 수출 중단을 요구했다.

그는 연방 유류세 유예도 지지하며 이란 전쟁이 "성공적으로, 그리고 즉각 종식돼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 수행을 견제하는 민주당 발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던 매리어네트 밀러믹스(공화·아이오와) 하원의원, 미시간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마이크 로저스 전 하원의원도 가세했다.

이란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 차질이 장기화하면서, 농촌 지역을 비롯한 공화당 강세주가 유가 상승에 직격탄을 맞았다.

트럭·농기계용 디젤 가격은 이달 초 사상 처음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선 뒤 계속 올라 이날 기준 평균 6.51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1년 전 3.70달러에서 크게 뛴 수치다. 휘발유 가격도 갤런당 4.48달러로 동시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공화당은 강세주인 아이오와·네브래스카 등에서 예상보다 훨씬 치열한 접전을 치르고 있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유권자들이 민생 파탄에 대한 분노를 공화당 후보들에게 표출할 경우 선거에서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선거가 없어 캔자스·네브래스카·아이오와 등에서 공화당 지원 유세에 집중하고 있는 존 케네디(공화·루이지애나) 상원의원은 "유권자들은 불만이고, 지금 집권당은 우리"라며 "6개월 전 누군가 내가 이 3개 주에서 시간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면 믿지 않았을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우리에게 손쉬운 승부여야 했다"고 토로했다.

척 그래슬리(공화·아이오와) 상원의원은 1970년대 농산물 수출 금지에 준하는 디젤 수출 금지 조치를 시행할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다만 존 슌(공화·사우스다코타) 상원 원내대표는 국내 수요 우선을 위한 수출 금지 검토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가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가 먼저라는 입장으로 물러섰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이 문제에 대한 언급 자체를 꺼리고 있다. 존 바라소(공화·와이오밍) 상원의원은 NBC '밋 더 프레스'에서 수출 금지를 지지하겠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만 답했다.

한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수출 금지 방안이 행정부 내에서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고, 더그 버검 내무장관도 수출 금지가 실제 가격 인하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미 상원이 선거 전 회기를 단 2주 남겨 두고 있으며, 하원도 이미 지난주 휴회에 들어가 유류세 유예 등 유가 인하 법안이 대통령 서명대에 오르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