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등 백악관 퇴출에 위헌소송·취재 보이콧…트럼프 "3류 광대들"
CNN·MS NOW·폴리티코, 출입 복원 소송…5개 방송사, 대통령 영상 풀취재 중단
트럼프 "백악관 조치는 가짜뉴스에 대한 공격"…1기 때도 기자 2명 소송 후 출입 허용
- 최종일 선임기자, 이훈철 특파원
(서울·워싱턴=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이훈철 특파원 = 미국 주요 방송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CNN·MS NOW(옛 MSNBC)·폴리티코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한 데 반발해 대통령 행사 영상 취재를 중단했다. 해당 3개 언론사는 연방 법원에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CNN과 MS NOW, 폴리티코는 21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하고 백악관의 출입금지 조치가 언론·출판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와 적법절차를 규정한 수정헌법 제5조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법원에 신속하게 사건을 심리해 출입금지 조치를 중단하고 백악관 출입 권한을 회복해 달라고 요청했다.
소송 제기 직후 ABC·CBS·폭스뉴스·NBC는 백악관의 조치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대통령 관련 공동취재단의 영상 취재를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폭스뉴스 워싱턴 지국장인 브라이언 바우턴은 백악관 출입기자단에 보낸 메모에서 "오늘부터 대통령 공동취재(pool) 대상으로 지정된 행사를 TV 공동취재단이 취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의회와 주요 인사, 워싱턴 및 미국 전역의 일부 행사 등 다른 공동취재는 정상적으로 계속한다고 설명했다.
ABC·CBS·NBC·폭스뉴스·CNN 등 TV 공동취재단 5개사는 공동성명을 내고 "국민은 정부에 관한 정확하고 독립적인 정보를 제공받을 중요한 권리가 있다"며 "어떤 행정부도 보도 내용에 이견이 있다는 이유로 언론사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CNN과 MS NOW, 폴리티코는 공동 소장에서 백악관이 자신들의 보도를 문제 삼아 지난 19일 출입증을 취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를 방치할 경우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는 언론의 자유와 독립적인 저널리즘에 대한 국민의 권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TV 공동취재단은 모든 방송사들이 동시에 대통령을 따라다닐 경우 생길 수 있는 물리적 제약 등 취재 비효율성을 감안해 운영된다. 순번대로 공동취재(풀)를 맡은 방송사가 현장에서 영상을 촬영해 다른 언론사에도 제공하는 방식이다.
CNN이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로 공동취재단에서 빠지면서 풀 영상을 받지 못하면 백악관이 제공하는 영상을 사용하지 않는 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행사 영상 취재가 크게 제한될 수 있다.
백악관은 지난해 백악관기자협회로부터 공동취재단 선정 권한을 가져와 행정부가 어떤 언론사가 행사에 기자를 보낼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지만, 5개 TV 방송사는 당시 영향을 받지 않고 순번에 따라 공동취재를 이어왔다. CNN의 퇴출은 TV 공동취재단 소속 방송사가 이 같은 방식으로 제외된 첫 사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CNN과 MS NOW, 폴리티코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언론사들의 자신에 대한 보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백악관의 조치가 "언론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가짜뉴스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언론을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존재라고 규정하며 "지금 당장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JD 밴스 부통령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를 옹호했다. 밴스 부통령은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사를 금지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 선전활동에 해당하는 보도에 관여한다면 백악관에 대한 특별한 접근권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송을 제기한 3개 언론사를 대리하는 수정헌법 제1조 전문 변호사 시어도어 부트러스 주니어는 백악관의 조치가 "수정헌법 제1조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자 적법절차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연방지방법원 판사인 티머시 J. 켈리에게 배당됐다. 켈리 판사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CNN 기자 짐 아코스타의 백악관 출입증을 둘러싼 소송을 담당했다.
당시 켈리 판사는 CNN의 요청을 받아들여 아코스타의 백악관 출입증을 복원하도록 명령했고, 이후 백악관은 아코스타의 출입을 허용했다. 이에 CNN은 소송을 취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켈리 판사를 겨냥해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고 자신이 임명한 판사가 과거 아코스타 사건에서 CNN에 유리한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서도 자신이 패소할 것을 가정해 "늘 그렇듯 항소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적이고 출처도 불분명한 허위·명예훼손성 기사로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가짜 뉴스 매체들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집무실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백악관 집무실은 모든 보도에서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비틀고, 깎아내리는 삼류 광대들(Third Rate Clowns)에 의해 더럽혀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에는 CNN의 베시 클라인, MS NOW의 아케일라 가드너, 폴리티코의 셰이엔 해슬릿 등 백악관 출입기자들도 원고로 참여했다. 피고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 션 커런 비밀경호국장 등이 정부 직책상 피고로 적시됐다.
미국 언론단체들도 출입금지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백악관기자협회 회장인 폭스뉴스 기자 재키 하인리히는 백악관에 해당 기자들의 출입을 복원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도 CNN의 아코스타 기자와 플레이보이 소속 기자 브라이언 카렘의 백악관 출입을 제한했으나, 두 기자 모두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뒤 다시 출입이 허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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