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CNN 등 출입금지" 트럼프 분노 뒤에 '애착담요' 보좌관

CNN "하프, 3개사 백악관서 내쫓기 전날 이들 언론사 보도 보여줘"
백악관 방송 풀취재단 보이콧 동참…트럼프 유엔총회 연설·미중 회담 영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보좌관 나탈리 하프가 지난 8월 16일 백악관 인근 엘립스에서 마린 원 헬기에서 내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저지 골프 클럽에서 주말을 보낸 후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중이다. 2026.8.16 ⓒ AFP=뉴스1

(워싱턴=뉴스1) 이훈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CNN 등 일부 언론사의 백악관 출입금지 조치를 내리기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애착 담요'로 불리는 나탈리 하프 보좌관이 언론 보도 클립을 보여주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현지시간)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폴리티코, CNN, MS NOW(옛 MSNBC)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하기 전날 하프 보좌관이 해당 언론사 기사를 보여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CNN, MS NOW, 폴리티코가 가짜 뉴스를 퍼트린다며 백악관 출입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대통령을 격분하게 만들고 세 매체의 백악관 부지 출입을 금지하기로 결심하는 데 영향을 미친 자료 중 폴리티코의 그래픽이 포함됐다고 CNN에 말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문고리' 측근으로 일약 부각된 하프 보좌관은 TV 뉴스 진행자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쉴새 없이 언론 보도 자료를 출력해 준다고 해서 '인간 프린터'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프 보좌관은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의 튀르키예 출국 과정에서 비밀리에 진행된 에어포스원 교체 탑승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한 몇 안 되는 보좌관 중 한 명으로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출입금지 조치에 해당 언론사들은 소송에 나서는 등 강력한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CNN, MS NOW와 함께 백악관의 출입 금지 조치가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1조를 위반하는 조치라며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해당 소송은 트럼프가 임명한 판사인 티모시 켈리 판사가 담당하게 된다고 밝혔다. 켈리 판사는 지난 2018년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CNN 기자의 백악관 출입증을 취소하려 했을 때 이를 복원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나탈리 하프 보좌관이 7월 31일 미국 메릴랜드주 헤이거스타운 공항에서 이동 중인 트럼프 대통령을 보며 걷고 있다. 2026.7.31 ⓒ 로이터=뉴스1

트럼프 대통령의 취재 제한에 다른 언론사들도 일제히 반발하면서 백악관 방송 풀 취재단은 이날 백악관 풀 취재를 거부했다. 여기에는 트럼프 행정부에 우호적인 보도를 해왔던 폭스뉴스도 동참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방송 풀단 의장을 맡고 있는 폭스뉴스는 "오늘부로 방송 풀단은 대통령의 풀 취재로 지정된 행사를 취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CNN이 배정된 풀 취재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막은 백악관의 입장 표명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백악관을 취재하는 주요 방송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후 백악관 부지내 대형 헬리콥터 이착륙장 준공 테이프를 끊는 행사를 생중계하지 않았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과 언론사 간의 충돌은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 등 굵직한 일정과 맞물려 발생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이번 주에는 미중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시진핑 주석이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것은 2015년 이후 11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한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백악관은 내가 소중히 여기는 언론의 자유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며 "그것은 사랑하는 미국 안에서 암처럼 자라난 '가짜 뉴스'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날 '백악관 출입은 권리가 아니라 특권'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출입 자격 변경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며 오바마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 시절 보수 성향 언론사에 대한 취재 제한 사례를 공개했다.

백악관은 "어떤 대통령도 백악관 부지 내에서 적대적인 정치 공작을 용인할 의무가 없다"며 "출입은 언제나 특권이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 원칙을 적용하고 있을 뿐"이라고 옹호했다.

boazh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