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들 투자' 美드론업체, 파키스탄군과 공급계약
파워러스, 파키스탄군에 드론 판매하고 관련 기술공급 합의
중국 견제 명목…트럼프 일가 또 이해충돌 논란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아들이 투자한 미국 드론 기업이 파키스탄 군부에 첨단 드론 기술과 요격 체계를 공급하기로 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드론 제조사 파워러스(Powerus)는 파키스탄의 실권자인 아심 무니르 총사령관과 군사 기술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파워러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가 주요 투자자로 참여한 회사다.
이번 협약은 드론 완제품과 요격 장비를 파키스탄군에 판매하고, 나중에 현지 합작 생산 법인을 세우기 위한 기술을 넘기는 내용이 골자다.
파워러스 측은 구체적인 거래 규모를 밝히지 않았으나 드론 관련 기술 공급을 위한 초기 주문이 이미 체결 내용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파키스탄의 대중국 무기 의존도를 낮춘다는 안보 명분을 내세웠지만, 백악관 권력을 등에 업은 트럼프 일가가 외국 군부와의 직거래로 사익을 챙기려 한다는 이해충돌 논란이 커지고 있다.
파워러스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검증된 드론 기술 라이선스를 보유한 업체로, 대당 5000달러(약 692만 원) 선의 드론 요격체를 월 3000대 규모로 생산한다. 최근에는 미 공군에 9000만 달러(약 1245억 원) 규모를 공급하는 계약도 따냈다.
이 회사는 나스닥 상장사인 골프장 기업 '오리어스 그린웨이 홀딩스'와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을 추진 중이다.
특히 합병을 주선한 투자사 '도미나리 시큐리티스'의 주요 주주가 트럼프 형제이며, 이들은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합병 법인 지분을 직접 확보할 예정이다.
상장을 앞두고 백악관과의 관계를 지렛대로 대형 해외 계약을 성사해 기업 가치를 부풀린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파키스탄 군부는 이 사업을 대미 외교의 돌파구로 쓰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세계 5위 무기 수입국인 파키스탄은 방산 수입의 약 80%를 중국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인도군 무장 드론이 영토 깊숙이 침투한 사건을 계기로 자체 방공망 확충이 시급해졌다. 과거 탈레반 지원과 오사마 빈 라덴 은신 문제로 얼어붙었던 미국과의 관계 회복도 절실한 처지다.
무니르 총사령관은 지난 1월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사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계열사와 협약을 맺는 등 트럼프 일가 기업에 잇따라 일감을 몰아주며 환심을 사는 데 주력했고, 미국과 이란의 대화도 적극적으로 중재했다.
이런 관계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무니르 총사령관을 "가장 좋아하는 야전사령관"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이 대통령 일가의 사업 이익과 얽히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군사 기술 유출 우려로 엄격히 제한됐던 파키스탄 무기 수출의 빗장을 대통령 일가가 투자한 기업이 직접 풀어 버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해충돌 우려에 관해 파워러스 경영진은 미국 외교 정책의 정당한 변화이자 장기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아프가니스탄 파병 장교 출신인 브렛 벨리코비치 파워러스 사장은 FT에 "과거 미국 정부가 파키스탄에 드론 공급을 막는 동안 중국이 무차별적으로 무기를 공급했다"며 "이번 계약은 미국의 드론 시스템을 더 적극적으로 공유하려는 정책적 각성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pasta@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