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름값, 최악은 아직 오지 않았다"…사우디 송유관 피격 쇼크
WP "동서송유관 상당한 피해…수리에 한두달은 걸려"
업계 "휘발유·디젤 가격 충격적으로 오를 것…운전자들 대비해야"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이 주도한 이란 전쟁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며 휘발유와 디젤(경유) 가격이 추가로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 동서 송유관 손상과 잇따른 석유 시설 공격 등이 단순한 해상 운송 위기를 넘어 원유 공급 전반의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의 1200㎞ 동서 송유관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홍해 항구로 원유를 보내는 핵심 대체 경로다.
지난 10~11일 이라크발 드론 공격으로 피해를 입고 가동이 중단됐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송유관이 "며칠 내 복구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위성사진 분석 결과 가동 중단 사태가 훨씬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 인프라 자문가 앤드루 리포우는 "상당한 규모의 피해"가 확인된다며, 수리에 "한두 달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배관과 밸브, 전기 설비를 모두 교체해야 한다.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WP가 위성사진을 검토한 결과 최소 두 곳의 송유관 펌프장이 드론 공격으로 심각한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한 곳에서는 대규모 검은 연기가 발생해 우주에서도 관측될 정도였다.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걸프국부터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곳곳의 정유시설이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원유 공급 부족이 겹치며 시장 충격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 석유 기업 걸프오일의 톰 클로자는 "휘발유와 디젤 가격이 충격적으로 오를 것"이라며 특히 미국 중서부와 로키산맥 지역에서 급등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격 추적 플랫폼 가스버디의 패트릭 드한도 "48시간 내 급등이 예상된다"며 "운전자들은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37달러로 집계됐으며, 캘리포니아는 6달러를 넘어섰다. 디젤은 전국 평균 6.31달러, 캘리포니아는 8.27달러에 달했다. 중서부에서는 엑손모빌 졸리엣 정유공장 정전까지 겹치며 가격 상승이 더욱 가팔라졌다. 오하이오와 미시간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 만에 30센트 가까이 뛰었다.
사우디는 송유관 피해가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공격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은 최근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을 강화했으며,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대에서 요충지를 점령해 사우디의 또 다른 주요 원유 수송로를 틀어쥐고 있다.
16일에는 사우디와 후티 간 교전이 격화됐다. 후티 측은 F-15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고, 사우디는 후티가 메카 인근에 드론을 발사했다고 비난했지만, 후티는 이를 부인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할 때 시장 전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금융 및 투자 기업 소피의 수석 시장 전략가 리즈 토마스는 "5일 전만 해도 중간선거일까지 디젤 가격이 갤런당 6.65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상황이 악화해 이미 6.26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미국 운전자들은 이미 2월 28일 시작된 이란전쟁으로 인해 약 1070억 달러(약 148조 원)의 추가 연료비를 부담한 것으로 추산된다. 전쟁은 7개월째 접어들었지만, 종식 기미는 보이지 않고, 최근 외교적 노력도 난항을 겪고 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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