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편투표 제한 압박에…미 우정공사장 "관두고 싶어"

로이터 보도…"재정난 심한데 정부 지원 부족해 좌절"
6월 상원 청문회서 보너스·선거 개입 난타…측근에 사임 의사 전해

데이비드 슈타이너 미국 연방우정공사장이 지난 6월 24일 워싱턴 연방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6.2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연방우정공사(USPS) 수장이 측근들에게 사임의 뜻을 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데이비드 슈타이너 우정공사장은 기관의 만성적인 재정 적자 속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우편투표 제한 정책까지 떠안으며 극심한 압박감을 토로했다.

그는 최근 측근들에게 직무에 깊은 회의를 느끼고 있다며 물러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슈타이너 공사장은 우정공사의 재정난 해결 과정에서 백악관과 의회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에 상당한 좌절감을 드러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우정공사를 우편투표 집중 처리 기관으로 지정하면서 우정공사는 연방정부의 선거 개입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연방대법원이 최근 해당 계획의 핵심 조항에 제동을 걸면서 정책 추진에 급제동이 걸렸지만 우정공사가 직면한 정치적 압박은 덜어지지 않았다.

이 같은 압박은 지난 6월 미 상원 청문회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당시 여야 의원들은 배송 지연과 우편투표 제한 조치, 연봉의 50%에 달했던 슈타이너 공사장의 고액 보너스 문제까지 도마에 올렸다.

청문회에서 랜드 폴 의원(공화·켄터키)은 수년간 누적된 재정 적자를 질타했고, 엘리사 슬롯킨 의원(민주·미시간)은 슈타이너 공사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투표권 제한을 돕는 장기 말"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조시 홀리 의원(공화·미주리) 또한 배송 서비스 문제를 거론하며 보너스 수령 거부를 촉구하는 등 여야의 거센 공세가 이어졌다.

청문회 직후 슈타이너 공사장은 극심한 분노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슈타이너 공사장은 이 자리를 '보람 없는 직책'이라 부르며 연방 지원 없이는 재정이 더 악화할 것이라 경고했다"며 "이런 식의 집중포화를 맞으려고 맡은 자리가 아니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본래 직원 63만 명 규모의 독립기관인 우정공사는 정치적 외풍을 차단하기 위해 초당적 이사회가 운영을 맡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두 차례의 임기 내내 우정공사장 인사에 개입하고 소포 요금 인상을 밀어붙이는 등 독립성을 흔드는 이례적인 행보를 거듭해 왔다.

다만 우정공사 측은 이번 사임설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공식 부인했고 로이터의 인터뷰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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