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AI 데이터센터 가속론에 지지자도 악플…"당신 별장에나 지어라"
NYT "텃밭 트루스소셜서 AI 가속론 반대가 찬성의 4배"
"3번이나 표 줬는데 큰 실망" "빅브라더식 경찰국가로 전락"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건설 가속론을 밀어붙이자 핵심 지지층의 집합소인 트루스소셜에서 이례적인 반발이 터져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AI 분석 도구를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게시물에 달린 트루스소셜 댓글 수천 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AI와 데이터센터를 비판·비하하는 댓글이 지지하는 댓글보다 약 4배 많았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루스소셜 이용자들은 주로 농촌 지역의 환경 파괴와 삶의 터전 훼손을 크게 우려했다. 댓글 창에는 "당신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별장에 데이터센터를 지어봐라" "대규모 감시 도구로 악용될 것이다" "당신에게 3번이나 투표했지만 크게 실망했다" "빅브라더식 경찰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 "AI에는 반드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등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NYT는 이런 비판 댓글을 남긴 이용자 대다수가 프로필상 트럼프 대통령을 열성적으로 지지해 온 이른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인사들이었다고 짚었다.
트루스소셜은 트럼프 대통령이 엑스(X·옛 트위터)에서 계정 정지를 당한 뒤 2022년에 직접 설립한 플랫폼이다. 이용자 수는 약 600만명으로 대형 SNS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정책 노선을 지지하는 이들의 확성기 역할을 해 왔다.
이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집단 반발이 공개적으로 터져 나온 건 극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는다.
이번 논란은 AI 기술 발전 속도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사임한 AI 기업 앤트로픽의 연구원을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하면서 불이 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데이터센터 육성을 옹호하는 게시물을 7건 연달아 올리며 AI 기술 속도조절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AI와 이를 구동하는 데이터센터는 석유, 금, 다이아몬드는 물론 인터넷보다 거대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 발전의 엔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강력하고 똑똑한(높은 IQ!) 대통령이 이끌고 있기 때문에 AI에 안전장치(규제)는 전혀 필요 없다"며 "AI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고 이를 죽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한 지지자들의 반발 기류는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와도 맥을 같이한다.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가 1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건설에 관해 공화당 유권자들의 의견은 찬성 49%, 반대 47%로 팽팽하게 갈렸다.
민주당 유권자의 75%, 무당층의 60%가 반대한 것에 비하면 찬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보수 표심도 양분된 셈이다.
특히 공화당 지지 기반인 농촌 지역, 그중에서도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데이터센터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전력망 부담과 소음 등 생활권 침해 논란이 불붙었다.
이번 중간선거 격전지에서도 AI와 데이터센터는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소속 조시 셔피로 현 주지사가 엄격한 규제 가이드라인을 행정명령으로 발동한 반면, 공화당 후보로 나선 스테이시 개리티 후보는 당선 시 데이터센터 개발 전면 중단을 공약하며 '누가 더 강력하게 제동을 거는지' 경쟁하는 양상까지 빚어졌다.
이번 사태가 지지층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레이먼드 라 라자 매사추세츠대 애머스트캠퍼스 정치학 교수는 NYT 인터뷰에서 "지지층 다수가 AI에 일자리를 빼앗길까 걱정하기 때문에 트럼프의 입장은 지지 기반에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며 "만약 AI 때문에 대규모 사회적 혼란이 빚어지기 시작하면 그가 순식간에 입장을 뒤집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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