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탄·이란전쟁에 美리더십 '휘청'…"美주도 괜찮다" 39%뿐

록펠러재단 34개국 여론조사…"캐나다 주도 지지" 60%
15개국 "美가 가장 큰 위협"…42%는 "러시아가 주요 위협"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일랜드에서 미국으로 돌아가는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던 중 잠시 눈을 감고 있다. 2026.09.1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이후 상호관세, 이란 전쟁 등으로 전 세계 질서가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세계 34개국 여론조사에서 미국이 국제 질서를 주도하는 것을 지지하는 응답이 39%에 그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록펠러재단의 의뢰로 7월 21일~8월 5일 34개국 3만 5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먼저 지난 1년 동안 세계가 더 나빠졌다는 응답은 약 70%로 나타났다. 향후 5년간 자국 경제가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38%뿐이었다.

특히 인도에서는 같은 응답이 전년 대비 26%포인트(p) 하락한 50%, 중국에서는 16%P 하락한 56%로 나타나 큰 낙폭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응답자 57%는 일부 국익을 양보하더라도 각국이 안보 등 전 지구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년 55% 대비 2%P 높아진 수치다.

국제 문제에서 미국이 주도적 역할을 맡는 것이 편안하다는 응답은 39%, 중국은 37%에 불과했다. 61%는 미국과 중국 중 어느 쪽도 참여하지 않은 채 각국이 협력하는 것을 지지했다.

캐나다가 주도하는 것이 편안하다는 응답이 6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일본 58% △호주 55% △유럽연합(EU) 55% △영국 54% △유엔 52% 등 순이었다. 러시아는 26%에 그쳤다.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 견해는 크게 엇갈렸다. 개발도상국에서는 53%가 중국을 편안하게 느낀다고 답했지만, 선진국은 23%였다. 러시아와 미국에 대한 양 그룹의 시선도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국을 제외한 평가에서 러시아를 주요 위협으로 꼽은 응답은 42%였다. 미국은 34%, 중국은 30%였다.

미국은 15개국에서 가장 큰 위협으로 지목됐다. 인도네시아(73%), 브라질(59%), 멕시코(58%), 튀르키예(57%) 순으로 비율이 높았다. 러시아는 14개국에서 가장 큰 우려 대상으로 꼽혔다.

이번 조사 결과는 오는 18~28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앞두고 공개됐다.

에릭 펠로프스키 록펠러재단 부사장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1월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주창한 '중견국' 접근법이 전 세계적으로 실질적인 신뢰를 얻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카니 총리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이 7개월 가까이 이어지며 에너지 시장을 뒤흔들고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상황에서 "중동 전쟁은 세계 질서의 실패"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로 1년 가까이 혼란이 이어졌다.

펠로프스키는 이번 조사가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이 심각하게 약화했음을 반영한다"며 "사람들은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논의하면서 더 이상 미국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지 않는다. 이는 뼈아픈 일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제기구에 대한 신뢰도는 1년 새 대체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61%에서 69%, 유엔은 58%에서 62%, 세계은행은 46%에서 55%, 국제통화기금(IMF)은 43%에서 51%, 국제형사재판소(ICC)는 48%에서 54%, 세계무역기구(WTO)는 50%에서 57%로 각각 올랐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