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반군, 이란 의존 줄이며 '무기 자립'…"AI로 유도무기 개발"

NYT "미사일 동체·공격용 드론 등 현지 생산 확대"

지난 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아브하의 사우디 아람코 석유 저장시설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해당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플래닛랩스) 2026.9.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인공지능(AI)까지 활용하며 자체 무기 생산 능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이란으로부터 완성된 무기를 공급받는 데서 벗어나 드론·미사일의 상당 부분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면서 이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군사 전문가와 전직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 "후티가 최근 수년간 무기 제조 기술과 공급망을 크게 발전시키면서 중동에서 가장 강력한 비국가 무장세력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후티의 기술력 향상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는 AI다. AI 기업 앤트로픽은 지난주 공개한 위협 정보 보고서에서 후티 거점인 북부 예멘에 기반을 둔 한 조직이 자사의 생성형 AI '클로드'를 이용해 3개의 유도무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 조직이 개발을 시도한 무기는 종말단계 유도 기능을 갖춘 유도 로켓과 사거리 2000㎞ 이상의 다단계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활공체(HGV)를 포함한 'R2000' 계열 미사일이다.

이 조직의 개발자들은 클로드 코드를 이용해 비행체를 조종하고 안정시키는 유도·항법·제어(GNC)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이들은 여러 개의 클로드를 동시에 가동해 각각 코딩과 자료 조사, 코드 검토를 맡기는 방식으로 활용했다.

앤트로픽의 안전장치가 이와 관련한 상당수 요청을 차단했지만 이들 조직은 그 용도를 숨기거나 작업을 여러 대화로 쪼개는 방식으로 일부 제한을 우회했고, 유도 로켓을 시험 발사하는 단계까지 갔다. 그러나 시험은 실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직은 시험 발사 실패 뒤엔 다시 클로드에 접속해 원인을 분석했고, 앤트로픽이 관련 계정을 차단하기 전 이미 자체 오프라인 시뮬레이션 도구도 구축했다.

후티 반군 대원들이 지난 10일(현지시간) 공개된 영상에서 예멘 하자주 지역에 떨어진 무인기를 살펴보고 있다. 후티 측은 해당 기체가 사우디아라비아군 무장 정찰드론 '카라옐'의 잔해라고 주장했다. (후티미디어센터) 2026.9.10 ⓒ 로이터=뉴스1

앤트로픽은 해당 조직이 후티라고 특정하진 않았다. 앤트로픽은 이 조직이 실전 운용이 가능한 무기를 완성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후티가 수년간 추진해 온 무기 생산 현지화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후티 무기 생산을 연구해 온 피터 솔즈베리 미 컬럼비아대 국제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는 미사일 동체 같은 대형 부품을 과거처럼 이란에서 반입하는 대신 후티 통제 지역에서 생산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후티에 무기 생산·운용 기술을 지속 전수해 왔다며 "1회용 공격 드론 등을 점점 더 자체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후티의 부품 조달망도 다변화됐다. 전문가들은 후티가 중국 등 각지에서 상업용으로 판매하는 드론 부품을 국제 암시장을 통해 확보하면서 그간 이란에서 들여와야 했던 부품 상당수를 스스로 조달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사일 유도장치와 로켓 엔진, 날개와 핀 등 정밀 가공이 필요한 핵심 부품은 여전히 외부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인력이 후티의 작전 계획과 무기 기술을 계속 지원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후티는 지난 2022년 유엔 중재에 따른 휴전으로 예멘 내전 과정에서 대규모 전투가 줄어든 기간을 이용해 병력을 재정비하고 무기와 기술을 축적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다시 공세에 나선 후티는 홍해 연안 모카를 점령하고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 섬들까지 세력을 확장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