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갑·족쇄 찼던 한국인 300명…美정부 상대 법적대응

국토안보부·ICE 등 9개 기관 대상 '행정청구' 절차 들어가
"통역도 없이 수갑과 족쇄가 채워진 채 끔찍한 환경 견뎌"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ICE(U.S.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가 조지아주 내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기습 단속·구금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ICE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금지) 2025.9.6 ⓒ 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지난해 9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이민 당국의 대규모 급습으로 체포·구금됐던 한국인 노동자 300여 명이 미국 정부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구금됐던 한국인 노동자 300여 명은 미 연방정부를 상대로 연방 소송의 전 단계인 행정청구 절차에 착수했다.

행정청구는 연방불법행위청구법(FTCA)에 따라 미 연방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거쳐야 하는 절차다.

노동자들을 대리하는 한인 변호사는 연말까지 국토안보부와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을 포함한 9개 연방기관을 상대로 청구 접수를 마칠 예정이다.

당시 공장에는 500여 명의 무장 요원이 투입돼 한국인 노동자 등 475명을 구금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ICE(U.S.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가 조지아주 내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기습 단속·구금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ICE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금지) 2025.9.6 ⓒ 뉴스1

하지만 CNN이 입수한 수색영장에 적시된 수사 대상은 4명에 불과했으며 한국인 노동자들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현장을 총괄하던 김 모 씨는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미 당국이) 최소한 절차를 밟으면서 설명이라도 해줬다면 조금은 이해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한국인 노동자들은 통역이 제공되지 않은 채 수갑과 족쇄가 채워져 포크스턴 구금시설로 이송됐다.

구금됐던 류 모 씨는 "심지어 완전히 구금된 후에도 우리가 왜 잡혀왔는지, 어떤 죄를 지었는지 알지 못했다"며 "모두가 영문을 몰라 당황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들은 최대 80명이 수용된 방에서 생활했으며 부실한 식사와 추위 등을 겪었다고 CNN은 전했다.

일부 노동자는 생계를 위해 다시 미국 현장으로 돌아갔지만 당시 구금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현장 엔지니어였던 최 모 씨는 "가장 화가 나는 건 어떤 종류의 사과도 없었다는 점"이라며 "우리 모두 붙잡혀서 갇혔다가 마치 추방당하듯 미국을 떠났다"고 말했다.

미 정부가 행정청구를 받은 뒤 6개월 이내에 처분하지 않을 경우 노동자들은 FTCA에 따라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노라 엥스트롬 스탠퍼드대 로스쿨 교수는 CNN에 "미 정부가 6개월 이내에 응답하지 않을 경우, 연방불법행위청구법(FTCA)에 따라 노동자들은 해당 사건을 연방법원에 제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8년 테네시주의 한 육가공 공장에서도 이민당국의 대규모 단속으로 약 100명의 노동자가 구금됐다. 이후 노동자들은 인종에 따른 표적 단속과 과잉 진압, 부당 체포 등을 주장하며 소송을 냈고 2023년 총 117만5000달러 규모의 합의가 최종 승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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