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인류 위협" 업계發 속도조절론…중간선거 앞 美정치권 쟁점화
여론 70% "기대보다 우려"…일자리·전기료·안보 불안까지 결합
민주당 "의회가 제동 걸어야"…트럼프는 "좋은 게 훨씬 많다"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인공지능(AI)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는 업계 내부 경고가 잇따르면서 AI 규제가 미국 정치의 새로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는 성급한 규제가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미국의 우위를 약화할 수 있다며 신중론을 펴는 반면, 민주당은 미 정부가 기술 개발 속도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CNN은 14일(현지시간) 최근 AI 기업 경영진과 연구자들의 잇따른 경고가 단순한 기술 논쟁을 넘어 미 정치의 전환점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AI의 위험성을 둘러싼 우려에 대해 "부정적인 세력들이 일어나지 않을 일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일축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당)도 AI 기업들이 원한다면 스스로 개발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의회가 서둘러 입법에 나서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존슨 의장은 특히 미국이 AI 개발을 늦출 경우 중국이 초지능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린 AI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국가이고, 그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생물무기 개발 등을 노리는 악의적 행위자가 미국보다 뛰어난 AI를 확보하는 게 더 큰 위험이라고 주장했다.
AI 업계 내부에서는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AI 산업의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고,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AI 기업 내에 독립적인 평가자를 두자는 데 동의했다.
일론 머스크 xAI CEO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도 아모데이의 문제 제기에 동조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앤트로픽 연구원 출신 제이컵 콕슨이 AI 개발자들 상당수가 "AI가 이번 10년이 끝나기 전에 우리 모두를 죽일 수도 있다고 진지하게 믿고 있다"고 경고하며 퇴사한 뒤 이어지고 있다. CNN은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를 넘어 AI가 실제로 인류에 위협이 되는지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 자체가 깨져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미국 내 AI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달 NBC뉴스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70%가 AI에 대해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고 답했다. AI 확산에 따른 대규모 일자리 감소 가능성과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용수 소비, 전기요금 상승 등이 생활비 문제와 결합하면서 정치적 반감으로 번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이를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의회가 AI 개발 속도를 늦추기 위해 "결단력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이번 주 당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 루벤 가예고 상원의원은 "우리가 핵무기를 만들었을 때 핵무기 자체엔 핵무기를 투하할 의사결정 능력이 없었다"며 "AI는 그런 결정을 할 능력을 갖고 있고 앞으로 갖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현 상황을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괴물이 풀려났다. 괴물을 멈추게 도와달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비유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규제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최근 AI 분야에 "훨씬 더 많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조시 홀리 상원의원은 지난 7월 오픈AI의 AI 에이전트가 허깅페이스를 공격한 사건과 관련한 조사에 착수했다.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초지능 AI를 영구적으로 금지하고 연방 규제가 마련될 때까지 첨단 AI 개발을 일시 중단하는 법안도 제안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AI 위험성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으면서도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좋은 게 나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CNN은 AI를 둘러싼 불안이 중간선거와 2028년 대선까지 이어질 경우 이런 태도가 트럼프와 공화당에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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