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네수엘라 中운영 유전 인수…中 "합법적 권익 보장돼야"(종합)

트럼프 행정부, NABEP 앞세워 14개 유전 확보…중국·러시아 영향력 차단
美정부, 지분 35%·우선매수권 확보…원유 공급선 중국서 美 본토로 전환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가 운영하는 유정의 밸브에서 원유가 떨어지고 있다. <자료사진>.2015.04.16. ⓒ 로이터=뉴스1

(베이징·서울=뉴스1) 노민호 특파원 강민경 기자 =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민간 에너지 기업이 베네수엘라 내 주요 유전 운영권을 전격 인수하며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 차단에 나섰다. 미국이 원유 생산·유통 구조에 직접 개입함에 따라 서반구 에너지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계 에너지 기업 '노스아메리칸 파랑 에너지 파트너스(NABEP)'는 베네수엘라 정부로부터 새로 부여받는 14개 프로젝트의 운영권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대규모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 협정의 핵심 단계다.

NABEP는 기존 자산을 포함해 총 17개 프로젝트를 개발해 미국 시장에 원유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14개 프로젝트 중 5곳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시절 계약을 맺은 중국 기업이 운영하던 유전이며, 1곳은 러시아 기업이 관리하던 자산이다.

중국 측 유전에는 2019년 대이란 제재 대상에 오른 차이나 콘코드 리소스의 사업장 2곳을 비롯해 시노펙(Sinopec),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 운영 자산이 포함됐다.

마두로의 측근 알렉스 사브와 관련된 계열사 프로젝트 2곳과 마두로 부인 일가 연계 유전 1곳도 인수 대상에 올랐다.

이번 계약의 핵심은 미국 정부가 민간 기업의 지배구조와 원유 구매권을 통해 강력한 통제력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NABEP 지분 35%에 대한 권리와 함께 전체 생산량의 20%를 원가로 우선 공급받는 권리를 확보했다.

미 국무부는 나머지 80% 물량에 대한 우선매수권과 이사회 주요 결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며, 이사회 과반수를 미국 시민으로 구성하도록 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미국 정부와 미국 운영사들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열었을 뿐만 아니라, 이전에는 중국으로 보내지던 이 석유의 시장으로서 미국을 개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미국이 확인 매장량 약 650억 배럴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했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베네수엘라에서 "수백만 배럴의 석유를 반출하고 있다"며 해당 물량이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정유시설로 이송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막대한 매장량 확보가 곧바로 생산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노후화된 현지 인프라 복구와 대규모 투자금 조달이 선결 과제인 데다, 계약의 법적 정당성 확보 및 기존 중·러 기업과의 권리 정리 문제도 변수로 꼽힌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자료사진>.ⓒ 로이터=뉴스1

중국 정부는 중국과 베네수엘라 양국 협력이 법적 보호를 받고 있다며 반발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보도를 주시하고 있다며 "중국은 국가 간 관계가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 간 경제·무역 협력은 평등과 호혜, 협력과 상생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며 "중국과 베네수엘라의 협력은 국제법과 양국 법률의 보호를 받고 있다"며 "베네수엘라에서 중국의 합법적인 권익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