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홍수 복구비 7조 추산…"기후변화 탓" 유엔 기금 요청

"부유국 배출 온실가스가 가장 책임 적은 국가에 피해 줘"
유엔특별기금 측 "상당한 재정 부족…273억 수준 배정될 수도"

31일 오후(현지시간) 네팔 누와코트와 라수와 지역이 만나는 베트라와티 마을이 홍수와 산사태로 쑥대밭으로 변해있다. 2026.8.31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네팔 고위 관리가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대홍수 복구 비용을 50억 달러(약 6조 8000억 원)로 추산하고 유엔에 기후재난 복구를 위한 긴급 재정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마헤슈와르 다칼 네팔 농림환경부 기후변화 담당관은 이날 NYT와의 인터뷰에서 지난주 발생한 대홍수의 원인이 인간 활동으로 인한 기후 변화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대홍수는 부유한 국가의 수십 년간의 온실가스 배출이 네팔처럼 대처 능력이 없는 국가에 피해를 주는 불평등한 사례라고 규정했다.

다칼 담당관은 기후 변화에 "가장 적게 책임이 있는 국가가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며 정부가 같은 취지로 유엔 특별기금 이사회에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유엔 특별기금은 2023년 설립됐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부유 국가가 자금 출연에 소극적이면서 제대로 운영되는 데 제약을 받고 있다.

유엔 특별기금은 현재까지 8억 2000만 달러(약 1조 1217억 원)의 약정액을 모금했다.

역사적으로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시절 1750만 달러(약 239억 원)를 약정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특별기금에서 탈퇴했다.

이에 따라 유엔 특별기금은 이번과 같은 대규모 재난에 대응할 충분한 여력을 갖추지 못했으며 피해국이 선택할 수 있는 대응책도 많지 않다고 NYT는 평했다.

현재 첫 지급을 준비하고 있는 유엔 특별기금은 이미 최소 119개국으로부터 28억 달러(약 3조 8304억 원)의 지원을 요청받았으며 "상당한 재정 부족"이 있다고 인정했다.

유엔 특별기금 이사회 위원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리처드 셔먼은 "현재로선 이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기금이 없다"며 "기후 변화를 초래한 국가들이 그 비용을 부담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어 미국이 나서지 않는다면 "아무도 그 공백을 메우려고 하지 않는다"며 "안타깝게도 우리는 꼼짝없이 갇힌 신세가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다른 국가들의 요구를 고려할 때 특별기금에서 네팔에 배정될 수 있는 금액은 2000만 달러(약 273억 원)에 불과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기후 변화 대응의 주요 협약인 파리 협정에서 미국을 탈퇴시켰다. 올해 미국은 기후 변화를 예방하고 각국이 극한 기후에 적응하도록 돕기 위해 2010년에 설립된 녹색기후기금(GCF)에서도 탈퇴했다.

당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은 저렴하고 안정적인 에너지가 경제 성장과 빈곤 감소의 근간이라는 사실에 반하는 목표를 가진 GCF와 같은 급진적 기구에 더 이상 자금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주 네팔에선 빙하의 일부가 계곡으로 쏟아져 내리면서 대홍수가 발생해 네팔에서만 10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와 약 4000명의 실종자를 냈다. 네팔 접경 중국령 티베트에서도 500여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했다.

다만 과학자들은 네팔 참사의 원인이 기후 변화만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kmkim@news1.kr